누군가를 만나야 할 때면 장소가 고민이 된다.
그래서 찾은 곳이 좀 비싸지만 우리 하겸이가 엄청 좋아하는
코코몽 실내 놀이터다.
하겸이랑 나랑 두 시간에 3만 원정 도니까 비싸다.
그래도 하겸이가 두 시간 동안 엄마 안 찾고 엄청 재밌게 놀아주니
계속 약속을 그곳에서 하게 되고 좀 맛없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매일 엄마 따라 다니느라 낯선 사람들 만나고 지루한 시간 보내야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짜증내고 싫어~~ 싫어~~ 차에 있을 거야
하는 울 아들.
코코몽에 가면 엄청 신나고 좋아하라 한다.
주말에는 너무나 많은 아이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월요일에는 울 아들 혼자였다.
그 넓은 코코몽에. 도우미 누나들 독차지하고 신나게 놀아주어서
두 시간 동안 조용히 대화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앞으로도 계속 약속은 코코몽에서 가질 예정인데
코코몽 아저씨가 나를 기억하시고는 할인을 해주신다.
감사해라.
거의 매일 병원을 다니다 보니 울 아들 공룡, 상어, 퍼즐 가지고 놀다가
이젠 차에서 안 내리겠단다.
차에 있겠다 시위를 하시네.
어디서 외할머니가 얻어 온 자동차.
한 이틀 신나게 타더니 시시한지
이젠 안 타네.
할머니 누워서 쉬시는 소파에서 낚시 즐기시고,
이곳저곳 흩어 놓아 형아 깜짝 놀라게 하더니만....
이제는 터닝 메카드로 놀겠단다.
에휴~~~ 웬 장난감이 이리도 비싼지.
고모부가 사주신 헬로 카봇 운동화가 너무 좋아서
집안에서도 신고,
잠잘 때도 신고,
불 들어오니 더 신나서 뛴다.
딸들이 캐릭터 운동화나 옷은 입히지 말라 했지만
그래도 울 아들이 좋다 하니 뭔 상관.
저리 좋아하는데.
아들, 매일 엄마 따라다니느라 힘들겠지만
그래도 짜증은 안됩니다.
밤에 자려고 누우니
엄마, 미안해. 사랑해.
하겸이가 엄마 말 잘 들으면 엄마가 기뻐?
하고 묻는다.
그럼. 엄마가 기쁘지.
응, 알았어.
음...... 그냥 지금 그 말로 행복하고 기쁜 걸로.
하지만 내일 엄마 말 잘 듣는 것을 기대는 안 하는 걸로.
아직 4살도 안된 아들이 매 순간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말 잘 듣는 다면 그건 좀 아니지 싶긴 하니까.
낮에 울기도 하고 싫어! 싫어! 안 내릴 거야.
그러다가도 두기(초록 버스) 보러 가자 금세 기분 풀려 나가고,
엄마 안 이뻐! 엄마 뽀뽀 안 해 줄 거야!
했다가도
엄마 미안해. 사랑해. 뽀뽀~~
하는 내 새끼.
이제 4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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