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언니랑 병원에 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언제 교보 문고랑 기독 서점에 가자고 이야기를 하던 중.
엄마가 신기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책을 좋아하는 엄마는 책을 아끼시는데
특히나 엄마가 아끼시는 책이
이사를 자주 하는 사이에 없어졌단다.
그래서 며느리에게 내가 "잃어 버린 삶의 조각들이란 책을 내가 좋아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이사하면서 없어졌는지 누가 빌려가고 안 돌려주는지
난 그 책이 좋아서 가끔 읽는데 속상하다" 했더니 며느리가
걱정 말라며 인터넷으로 주문해 주겠다고 해서 진짜 왔는데
세상에..... 읽다 보니까 이상 한 거야.
어쩜 그렇게 내가 읽다가 줄 친부분마다
똑같이 줄을 친 거야. 그래서 이상하다..... 하고 뒤를 보니까
세상에 잃어버린 내 책인 거지.
헐~~~~~
그러니까 엄마 책이 돌고 돌아 인터넷 중고 책 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올케가 주문해서 다시 엄마한테 돌아온 것이다.
긴 시간이 지나서.
이런 일도 있구나.....
엄마는 항상 자를 이용해서 줄을 치신다.
난 그냥 쭉~~ 쭉~~
신기하다.
1990년 엠마오 서적에서 사신 책을 읽어버리고
다시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 며느리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샀는데
바로 엄마 책이 다시 엄마한테 온 것이다.
이런 일이 있구나.....
사람 인연도 이렇더라는 것이다.
끝났겠지.... 잊었겠지... 아니 잊고 있었는데
돌고 돌아 다시 긴 시간이 지난 뒤에 어디선가 만나게 되는.
어머님 뵈러 가는 차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낯선 목소리인데 너무나 반갑게 인사를 하기에
혹시 나는 남편을 찾는 전화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사연인즉,
20여 년 전 헝가리에 공부하러 왔을 때
어떤 사정으로 우리 집에서 일주일을 머물렀고,
간간히 부다페스트에 올라올 때면 이것저것 한국 음식을
해주어서 오랫동안 감사했는데 얼마 전 남편 페이스 북에
연결이 되어 이렇게 전화를 하게 되었다는 말에
제가 감사합니다. 저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했다.
그리고 울 아들 좋아하는 코코몽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여 년 전 헝가리에서 살 때의 이야기를.
참 감사했다.
기억해 주셔서.
그리고 이런 만남이 허락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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