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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각자 힘들고 아픈 만큼 성장하니 그것도 감사.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8. 4. 27.

하은이

시험 날자 벌써 잡았는데 괜찮게 스케줄이 된것 같다며 연락이 왔다.

이제 4월 말인데 벌써 기말 파이널 시험날자라니....

내가 시험보는 것도 아닌데 벌써 한숨이 나오네.

그저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치르기만. 했는데

자기 같다며....사진들이... 왔는데....

 

 

 

 

 

 

 

 

 

 

 

 

 

 

 

헐......

"너 이러면 죽는다" 라고 답 써서 보냈다. 

 

하빈이

한테서도 사진한장이 날라 왔다.

 

이번 학기 성적 기대하지 말란다.

B만 나와도 감사라면서.

괜찮으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하게 시험 봐라 했더니

 

도서관 가는 길인데 다들 공부하느라 캠퍼스에 사람이 없다고.

자기도 도서관에 가서 공부할 거라고.

 

그리고 드디어 이틀전 중간 시험이 끝났다며 사진 한장이....

 

시험 끝나고 친구랑 소래포구에 놀러와서 먹고,카페도 갔다면서.

그리고 곧 대학 대동제(축제)라고...

에휴.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 단속하고 대동제 끝나면 바로 기말시험이고

그러면 울 딸 보겠네.

 

남편 차가 오래되서 계속 문제를 일으켰었다.

드디어 결심하고 차를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우리 형편에 새차는 좀 그렇고 그래도 괜찮은 중고차로.

 

이런.... 집에 가져온 첫날.

나가보니...고양이가 제일 먼저 발바닥 도장을 찍었네.

너 걸리면 진짜 혼난다. ㅠㅠ

 

 

 

우리 하겸이가 지난주 부터 고열로 고생을 했다.

편도가 붓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잘 못먹고,

하루 세끼 먹은 것이 세 숟가락이 안되고, 흰죽 끓여 국물만

겨우 삼키더니....

열이 좀 내리고,

아침에 아빠가 마당에서 달팽이 친구들을 데리고 오셨다.

우리 하겸이랑 좀 놀아줘라~~~~하면서.

한참 놀던 하겸이

달팽이들을 하나씩 베란다에 데려다 준다.

하겸아~~ 왜?

집에 가라고.

그렇구나....

 

 

 

엄마 전화기 달라더니 사진 찍고 싶단다.

셀카 놀이하며 한참을 놀더니만....

사진만 엄청 찍었다는.

 

김치~~~

하면 사진이 찍히는 것을 알게 되어

김치~~~ 김치~~김치~~~

까르르르르 웃고, 또 김치~~ 김치~~~ 또 숨 넘어 가게 웃고.

 

아프면서 밖에 못나가고 놀지를 못해서 테블릿 하루종일 보고 또 보더니

하겸이가 좀 이상해졌다.

대답도 잘 안하고, 짜증도 내고, 던지고,

아파서도 그렇지만 만화가 대부분 상대와 싸우는 것이다 보니....

그래서 오늘 테블릿 안보기로 하고,

아침 부터 책 보고, 그림 그리고,

그런데 울 아들 한번씩 자꾸 보고 싶단다.

터닝메카드, 타요, 공룡메카드, 고래....

안돼. 이젠 안보기로 했으니까.

장난감도 모두 치웠다.

놀고 싶다는 하겸이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하필 오늘은 바람이 왜이리 부는지.

 

삼촌 집에 가니 겁쟁이 아제가 하겸이가 선물로 가져간

간식을 멀리서 바라만 본다.

우리 아제도 용기를 내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까...

 

집에 가면 또  유투브 보고 싶어 할 것 같아서 놀이터로 갔는데,

엄마, 왜 아무도 없어?

다 유치원에 갔지. 하겸이도 유치원에 가야해. 9월에는

대답을 안한다.

이번주에 유치원 접수를 했는데.....

5월 7일 발표를 한다고.

꼭 유치원에 등록이 되어야 하는데....유치원 보내기 이리 힘들어서야.

알아 보는 곳 마다 인원이 다 찼고 기다려도 내년까지는 힘들겠단다.

에휴~~

7일 발표까지 기다려 보야지.

 

 

아프고 난 뒤고, 오랜만에 밖에서 공차고 들어 가서 그런지

집에 가서는 2시간 정도를 푹 잔다.

아직도 먹는 것은 싫다며 잘 안 먹지만 그래도 열도 내리고 편도도 가라앉아서 다행이다.

 

하겸아, 물감 그림 그릴까?

아니.

그럼 밀가루 반죽 해줄까?

응.

그래서 밀가루 반죽을 해줬다.

 

티라노 사우루스 발바닥이란다.

 

이건 아주 무서운 공룡.

 

저 위에 있는 것은 사람이란다.

 

외계인 이란다. 그러네....

 

이건 코끼리. 코가 코끼리 맞네.

 

요건 뱀이란다.

정말 뱀같다.

 

엄마, 팔 해봐.

응? 팔. 숫자 팔?

응. 팔 만들어 줘.

그래서 시작한 숫자 놀이.

 

한참을 놀더니

엄마 이렇게 김을 싼 맘마 만들어 줘.

밥 주세요.

한다.

오늘은 카레인데...

따뜻한 카레밥을 잘 먹네.

아빠가 사오신 젤리 먹고 우리 아들 하루종일 보고 싶었는데 못본

테블릿으로 공룡메카드 조금 보신다.

이제 씻기고 책 읽어 주며 재워야겠다.

 

하루하루가 매일 다른 이야기로 채워지며 지나간다.

즐겁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기도 하고,

하지만 기쁘고 감사한 이야기도 많다.

하루하루 우린 조금씩 성숙해지고 자란다.

아닌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지나고 뒤돌아 보니 그렇더라는.

강해진 나를 본다.

내가 이러지 않았었는데....놀라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도 매일 변한다.

아프면서 힘들어 하면서 자라고 성숙해 지고

무엇보다

지혜로와질 것을 기대한다.

너그러운 사람이되고

어진 사람이 되기를.

어제가, 오늘이, 그리고 내일을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