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하겸이 매일 형아들 기다리며 목이 빠진다.
그러다 형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찌나 신이 나는지....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집안에서 뛰고 점프하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해가 떨어지는 오후 5시가 넘으면 아래 수영장으로
민이 형아를 따라 내려가서 수영을 한다.
오후 5시가 넘었지만 온도는 40 여도를 웃돈다.
그래도 물에 들어가면 시원하니 좋단다.
형아들이랑 물총 싸움은 언제나 재밌다. 도망가자~~~~~
점점 해가 지면서 어두워지는데 울 아이들은 너무 신났다.
그런데 버즈 칼리파 레이저 쇼가 시작되었다.
울 아들 처음 보는 레이저 쇼에
와아~~~ 엄마~~~ 저거 봐요~~~
조카들도 수영장에서 버즈 칼리파 레이저쇼는
이제 마지막이라며 바라본다.
다음 달에 호텔로 이사를 하기 때문에.
두바이에서는 예배를 금요일에 드린다.
장애인 학교를 빌려서 시간마다 각 나라의 기독교인들이
순서대로 실내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린다.
하겸이는 형아 따라서 어린이 예배에 갔었는데
예배 끝나고 나가보니 둘이 계단에 앉아서
짜장밥을 먹고 있었다는.
배가 고팠는지... 맛있었는지....
이쪽은 아이들용, 다른 쪽은 큰 그릇에 밥 위에 짜장을 얹어서
노란 무랑 놓은 것을 하나씩 들고 가서 먹는다.
또 다른 쪽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게,
그리고 차가운 물을 준비해서 각자 마시게 했는데
교인수가 많은데도 매주일 이렇게 밥을 준비하신다고.
중고등부 예배드리던 건물이 공사 중이라서 다 같이 대예배를 드리고
예배가 끝나면 중고등부 조별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두 조카가 조별 모임 할 동안 두 동생들은 과자 먹으며 기다리고.
중고등부 학생수가 200여 명 가까이 되어 보인다.
석현아... 위에 봐.....
울 하겸이는 형아가 좋아서 형아 뒤에서 형아가 하는 게임을 보다가....
그냥 잠이 들었다.
자기도 이제 형아라며 낮잠을 안 자고 버티지만 어디....
이제 만 4살인 것을...
쏟아지는 잠을 어쩌랴....
아무리 떠보려 해도 눈꺼풀이 너무 무거운 것을.
토요일,
남동생 사무실에 왔다. 막내는 한글학교에 보내고.
두 조카는 아빠 사무실에서 공부를 하고,
우리 아들은 라바를 보시고. 형아 노트북으로
토요일은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오시기 때문에 집을 비워야 한다.
오후 2시에 청소하시고 가시면 들어가야 하기에
매주 토요일은 사무실에 와서 공부를 한다고.
남동생이 커피를 타 주는데 건물 청소를 하시며 내려가시네.
이 더위에 매달려 청소하시려면 힘드시겠다.
정말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가 엄청 많다.
한 사람이 두바이에 와서 일을 하면 한 달 월급으로 온 가족이 먹고 산다고.
줄줄이 동생들 다 공부도 가르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달에 이사할 호텔을 와봤다.
지금 있는 집에서는 아이들 픽업도, 늦은 퇴근일 때
누군가에게 부탁할 수도 없기에
같은 회사 분들이 사시는 호텔로 이사를 한다고.
와서 보니 방도 넓고 좋다. 어쨌든 호텔이라서 집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바로 청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니까.
로비에 있던 흑인 직원이 저 금색이 마술 램프라며 알라딘 아냐고 물었다.
울 아들 금색 램프를 열심히 바라보고.
난 알지도 못하는 블랙 팬서란다.
그래서 유튜브 검색했다.
요즘 아들하고 대화하려면 검색을 해야 한다.
도대체 뭘 말하는지 몰라서....
밀가루 반죽도 전처럼 공룡, 고래... 이런 거 안 만든다. 바로 아이언맨 슈트.
어제도 저러다 낮잠 자고, 그러다 한번 떨어져 주시고.
이제 슈퍼 가려면 선글라스 챙겨서는 스파이더맨 거미줄 발사한다.
엄마, 두바이는 이렇게 더운 거야?
부다페스트 일기예보 보니 이번 주 계속 비에 천둥번개 구먼.
이제 대충 정리는 되는 거 같고,
오늘도 형아 기다리는 우리 아들이랑 빨래 돌리고, 청소기 돌리고,
잊은 곳 있나 부엌 여기저기 다시 열어 보고,
그렇게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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