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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문이 없는....엘리베이터? 아닌가?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8. 8. 31.

두 딸들 대학 서류는 아빠가 다 알아서 했다.

내가 직장에 근무하다 보니 서류를 하기 위해 휴가 내 기도 그래서

헝가리 말을 잘하고, 모든 것을 잘 처리하는 아빠가 신속하게 했었다.

그러다,

지인의 부탁으로 헝가리 교육부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 너무 재밌는 것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것이 있나?

언젠가 영화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그냥 멈춤 자세로

뚫어지게 바라본 우리 아들,

엄마, 나 저거 타보면 안돼요?

헐~~~~

직원들 카드로만 들어갈 수 있기에....

 

문이 없이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쉬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한다.

마치 놀이동산 기구처럼 말이다.

그걸 신기한 듯 바라보던 우리 아들,

타 보고 싶단다.

 

 

그래서 리셉션에 앉아 계시던 분이 하겸이 손을 잡고

함께 타 주셨다.

낯선 사람 손도 안 잡는 녀석이 얼마나 신기하고 타보고 싶었으면

덥석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래도 홀로 남겨진 엄마가 걱정되는지

엄마, 하겸이 갔다 올게.

하고 신나서 간다.

 

 

여직원이 타려고 하자

아저씨가 미안하다고, 위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거라며

다음 칸을 이용하란다.

저거 참 신기하고 재밌네. 

 

아저씨 손잡고 타고 온 하겸이 좋았는지

기분이 엄청 업되었다.

그래도 또 타고 싶다고 조르지 않아 감사.

의젓한 내 새끼.

우리 아들은 딸들과는 다르다.

딸들은 항상 아빠가 좋아요, 아빠가 최고예요.

했지만,

우리 아들은 아빠가 며칠만 바빠서 못 놀아 주면 바로

아빠 싫어, 아빠 안 좋아.

한다.

그래서 아빠는 출근 전에나, 퇴근하면 아주 짧게라도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칼싸움을 해줘야 한다.

이렇게 몇 번만 놀아주면 또 바로 나온다.

아빠가 최고야. 아빠 멋져. ^ ^

저녁에 퇴근해서 아빠가 오면 

아빠~~~ 큰 소리로 부르며 뛰어가 안기거나,

아빠가 들어오기 전에 숨어서 숨바꼭질을 한다.

그렇게 아빠랑 몇 분이라도 놀아야

아빠 좋아 소리를 듣는다,

 

 

 

 

우리 아들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즐겁고

행복하고 신기한 날들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도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는 별로 안 받을 테니까.

헝가리는 유치원에서 공부를 가르치면 안 되는 법이 있어서

그저 매일 놀고 또 놀고 자고 또 놀고 할 테니까.

그렇게 키와 지혜가 자라겠지.

오늘은 베란다에 떨어졌던 수박에 몰려든 개미랑 전투를 벌이는 하겸이.

자기가 대왕 개미를 잡았단다.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