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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전기, 가스, 수도, 인터넷 냉정히 끊어버리는 헝가리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8. 9. 7.

아침 8시,

하겸이 유치원 보내느라 마음만 분주한(아들이 워낙 느긋해서 나 혼자서만...) 아침에

벨이 울린다.

이런 경우 소포인데 소포 올 일이 없기에 뭔 일..? 하며

문을 열었더니만

작업복 입은 두 분이 가스 라며 들어온다.

가스? 점검인가?

그런데 문제가 있다며 가스를 잠근다. 그러니까 끊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노 머니, 러블리머, 노 머니

한다.

그러니까 돈을 안 내서 가스를 잠근다는 말이다.

신랑을 다급하게 부르고,

급히 출근준비하며 나온 신랑이 돈을 냈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니까

우린 기간 살짝 지나서 가스비를 우체국에 가서 냈고,

이 사람들은 우리가 가스비를 안 냈다며 이른 아침부터 와서는 가스를 잠근 것이다.

그리고

휘~~~ㅇ 가버렸다.

집에 들어오니 우리 아들 토스트 하려고 버터 녹이던 프라이팬에 녹다 만 버터가

가스가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겸아, 우리 우유에 시리얼 먹고 유치원에 가자.

왜?

가스가 안 나와서 토스트를 할 수가 없어서 오늘은 씨리얼 먹자.

그렇게 우리 아들은 씨리얼 먹고 유치원에 갔다.

우 씨~~~ 우린 분명 돈을 냈는데 가차 없이 아침 일찍 와서는 가스를 잠그고...

남편은 출근하자마자 가스 회사부터 가서 항의하고 확인하고.

그런데...

예고 없이 와서는 잠근 사람들이

이틀 안에 와서 풀어 준다고 한단다.

이틀?

헐~~~~

 

 

그래도 물이 있고, 휴대용이 있으나 감사.

라면으로 식사하고,

그런데 하필 이 날 공사로 전기도 안 들어온다.

내 참.....

빨래하려다가 전기가 없어서....

저녁에 하겸이 목욕물 받아서 신나게 놀고 씻기려고 하니 미지근한 물이.

맞다. 가스가 끊겨서 찬물이....ㅠㅠ

만약 내일도 가스가 연결이 안 되면 하겸이 목욕 못 씻기게 구나... 생각하고,

아침에 간단히 해결해서 유치원 보내 놓고 심란해하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를 했다.

집 앞에 가스 직원이 와있으니 문 열어 주라고.

감사하게도 가스 풀어 주러 오셨다.

헝가리 많이 좋아졌다. 만 하루 만에 가스를 풀어주니...

잠글 때는 신속하게 잠그고 풀어 주는 것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곳이 헝가리다.

 

 

 

아저씨 무지 친절하고 좋으시다.

아저씨 하시는 말씀,

절대로 TiGAZ가 아니면 문 열어 주지 말란다.

작업복 입고 벨 누른다고 무조건 문 열어주지 말고

라이센스 확인하고 TiGAZ면 열어 주란다.

그렇구나....

나야 가스 점검이려니 하고 무조건 열어 주었는데

이젠 안 열어 주련다.

그것 보다 무조건 기간 내에 돈을 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돈을 냈지만 확인이 안 된다며 끊는 경우도 있다.

헝가리는.

주재원들이야 관리비를 집주인이 내니 걱정 없겠지만,

그리고 문제가 되면 바로 집주인한테 연락하면 되겠지만

우리처럼 직접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은 이런 난감한 일이 가끔 생긴다.

어쨌든 신랑이 바로 해결해 주어 다음 날 가스가 연결되어 어찌나 감사하던지.

전기, 가스 없는 날 참 난감....

수도는 연결되니 그저 감사했던 날. ^ ^

 

2년 전 여름,

초저녁에 사람들이 와서는 갑자기 전기를 보자 하더니만 전기를 끊고 갔었다.

그때 남편이 깜박하고 전기 고지서를 사무실 서랍에 놓고 잊었단다.

그랬더니만 바로 와서 전기를 끊어서 분위기 있게 초를 켜고 저녁을 먹었었다.

냉장고, 냉동고, 김치 냉장고..... 정말 난감했었다.
갑자기 인터넷이 안돼서 뭐가 문제지....?

결론은 인터넷 회사에서 끊은 것이다.

남편이 여기저기 전화를 하더니만 어이없어한다.

계속 돈을 냈는데 인터넷 회사를 바꾸기 전 회사에 한 달 치가 빠져있어서

그쪽에서 끊은 거란다.

그러니까 인터넷 회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전 회사가 며칠 안 낸

돈 때문에 끊어 버린 것이다.

정말 그거 알아내는데 전화를 얼마나 많이 해야 하고,

인터넷 회사까지 찾아가고.

그러면 편지를 보내고 고지서를 보내든가....

그냥 냉정하게 끊어버린다.

그래야 사람들이 움직이기 때문인가 보다.

 

헝가리에서는 무조건 노란 고지서가 나오면

꼬박꼬박 우체국에 가서 내고 영수증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고 없이 나와서는 무조건 수도, 전기, 가스, 인터넷 끊어버리면

돈을 냈다고 확인을 시키든, 돈을 내든 다시 연결을 하는데

이틀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