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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돌아가신 아버님의 화랑무공 훈장을 찾았다. 남편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9. 3. 15.

남편이 몇 번 지나가듯 말을 하곤 했었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6.25 전쟁 때 참전하셔서 훈장을 받았는데

본인이 수령을 못하셨다고.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국방부에 연락을 하고...

그리고 며칠 전 답이 왔다.

맞단다.

 

 

 

화랑 무공 훈장을 받으셨단다.

1954년 4월 20일에.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네.

아버님도 본인이 받으셨다는 사실은 알고 계셨지만 수령을 안 하셨단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고,

군대 동기분들과 자주 만나시곤 하셨는데 그때마다 말씀을 하시곤 하셨고

그 이야기를 어릴 때 듣고 기억하고 있던 남편이 찾은 것이다.

4월 한국 출장 때 가서 수령한다고 한다.

더 감사한 일은

아버님을 국립묘지로 모실 수 있게 된 것이다.

딸들이랑 하겸이 손잡고 아버님 뵈러 이젠 국립묘지로 가면 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가끔 생각하곤 한다.

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땠을 까.....

그리고 남편에게도 말하곤 했다.

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당신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지금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아버님 돌아가시고 장자로 책임감이 컸고,

지금도 남편은 심적으로 큰 부담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또한 신앙적으로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이 헝가리에서 사업을 했을까...

사업은..

헝가리에서의 시간은 그랬을 수도 있겠다.


결혼을 하고 뵌 적 없는 아버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그냥 지나치신 적이 없으셨다고 하셨다.

서류작성 없이 그냥 빌려 드리고, 외상으로 물건도 그냥 드렸고,

시외삼촌이나 시이모님들 아버님이 알뜰히 챙기셨다고 하셨다.

시외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맏사위이신 시아버님이 처갓집을 챙기신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들 모이시면 항상 아버님 말씀들을 하신다. 

만약 신실하신 아버님이 지금도 살아 계셨다면

헝가리에도 오시고 우리 딸들, 하겸이 안고 축복 기도 하셨겠지.

체리꽃이랑 살구꽃이 필 때 오셔서 아이들과 잘 놀아주셨겠지.

아버님이랑 와인도 했을 텐데... 헝가리 와인 이야기를 하면서.

남편이나 서방님이 지금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도  생각해본다.

집 안에서 아버지의 자리는 참으로 크다.

훈장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지금의 남편보다 더 젊어서 돌아가신 아버님이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아버님의 훈장을 찾아서 너무나 다행이고

감사하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이제 할아버지 뵈러 국립묘지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