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너무 안쓰러울 때가 있다.
아마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싶긴 하다.
살면서 어느 순간 갑자기 안쓰러워질 때가 있는 거.
오늘이 그랬다.
안쓰럽고 고생하는 게 가슴 아프고.
삶이라는 것이 항상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 것만은 아니기에
어느 날 갑자기 비바람 몰아치기도 하고, 날이 좋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흠뻑 젖기도 하는 것처럼
삶은 그런 것인데.
알면서도 한 번씩 이런 일이 생기면 기운이 빠지고 참 허탈하고 씁쓸하다.
그냥 상식적이면 얼마나 좋을 까,
그냥 모두가 그렇듯 그만그만하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그들만 모른다.
얼마나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지, 본인들이 얼마나 예민하고 과한 지.
얼마나 화를 내며 따지는지 그들만 모른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를 배려했다고 말을 할 때면 할 말이 없어 잠시 멍해진다.
그래서 남편이 오늘 안쓰럽고 짠했다.
자식들 키우며 살다 보니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참 많이도 만나고
억울한 일도 많았고, 실컷 도와주고 정말 뒤통수 맞는 일도 있었고,
또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일도 있었다. 우리도 모르고 전혀 있지도 않은 일에 우리가
관여되어 말이 돌 때면 어이없어 웃는 일도 있었고, 너무 황당해서 대꾸도 안 했다가 사실인양
퍼진 뒤에야 화가 나기도 했었다.
헝가리 생활 24년이 넘었고, 남편은 27년 가까이 되어 가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내 나이 50 중반이 되니 이젠 잘 안 참아진다.
그냥 화가 나서 한마디 하게 되고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다가도 불쑥 화가 치밀어 올라온다.
이럴 때면 내가 나한테 말을 하곤 한다..
그동안 너무 참고 살았어. 그렇게 참았어도 모르는 사람은 모르더라.
이젠 참지 말자.
참았더니 자기들이 맞는 줄 알더라는 것이다.
에휴~~ 정말~~
참 살기 힘들다.
5~6년 전까지 우린 무조건 돈 받지 않고 도와줬었다.
처음 결혼하고 우리가 한 우리의 약속이 있었다.
누구를 도와주고 돈을 받지 않기로 말이다.
그 약속을 지키며 살았다.
그러다 도와주는 것을 일로 연결시켜서 경비를 받고 일을 진행하게 되니 달랐다.
돈을 줬다는 이유로 무리한, 많은, 이기적인 일들이 생겼다.
그래도 돈을 받았기에 정말 다 맞춰주려 하며 했다.
돈을 냈지만 그럼에도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어떤 분은 합리적인 여러 가지 이유를 직접 나에게 말씀하시면서 오히려 저렴하다고 고맙단 인사도 하신다.
대부분이 감사해하고 고마워 하지만 어디 사람 맘이 다 똑같겠나...
알지만, 여러 번 이런 일이 있었기에 올 해도 그런 분들 중 한 분이구나... 하면 되는데...
화가 났다.
그리고
참 신랑이, 애쓰고 고생하는 남편이 너무 짠하고 안쓰럽고....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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