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들 집이 바로 현관문 앞인 데다
목발 짚고 움직이는 큰 누나 방 앞이다 보니
불편하다는 원성이... 자자... 해서.
결국 옮기기로 했다.
처음 시작은 이랬던 하겸이 아지트였다.
저 안에서 태블릿 보고, 간식 먹고,
헐~~~~
아예 다 막아 놓고 쉬신다.
하겸아~~~ 사과 당근 주스 마셔야지~~
아들이 안 보이네.
손가락만 나오더니 주스를 달란다.
아침마다 아빠는 ABC(사과, 비트, 당근) 주스를 갈아주고
하겸이는 비트 없이 사과랑 당근만 넣어서 갈아주는데...
저 안으로 아침마다 간 주스를 넣어 주고.
그런데 민원이 계속 들어온다.
들어오고 나갈 때 불편하고,
특히나 목발 짚는 하은이가 불편하다 해서
옮기기로 했다.
일단 저 집은 철거하기로.
그리고 고민 고민하다가 결정했다.
하겸이 방안으로 아지트를 옮겼다.
이젠 철거 걱정은 없는데...
내 빨래가 걱정이다.
고장 난 아닌 망가진 것에 대충 걸치고 라디에이터에 걸쳐서 말리고 있는데....
울 아들이 조만간 아지트를 스스로 철거해 주기만 기다리는 수밖에.
어니끄가 내 준 숙제하는 하겸이.
가위 사용 연습하는 중이다.
아들이 숙제하면 사진 찍어 드라이브에 올리면 된다.
요건 우리 하겸이가 매일매일 그리는 그림들.
정말 아무래도 이쪽으로 나갈 듯.
그림 그릴 때는 너무너무 재밌어하고 신나 한다.
어니끄 숙제는 다 끝냈는데...
다음 주부터는 율리 숙제 끝내면 2주 봄방학 끝이네.
공부하는 큰누나 옆에서 그림 그리더니.
누워서 책 읽는 엄마한테 뛰어 와서 보여준다.
헐~~~
잘 썼네.
프랑스어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썼다.
온 집에 저렇게 프랑스어를 써서 붙이고 오가며 읽게 했었는데...
이젠 다 없앴다.
저렇게 해도 큰 효과는 없기에.
그냥 자기가 놀면서 하는 게 더 잘 기억을 하기에.
태산~~~
앞 발 얌전히 새색시처럼 모으고 넌 뭐하니?
호박아~~~
햇볕 쪼이고 좋으니?
캔디가 큰 돌에 앉았구나...
낮에 앞 베란다에 내놓으면 저리 일광욕을 즐기는 캔디랑 호박이
요즘 우리 아들이 꽂힌 놀이가"숨바꼭질"이다.
아빠 출근하기 전에 3번 하고
아빠 퇴근하면 바로 "아빠 숨바꼭질하자, 응?"
애절한 눈빛으로 옷도 안 갈아입은 아빠 턱밑에 매달려 있다.
아빠가 없을 때는 엄마한테 어찌나 숨바꼭질 하자 매달리는지.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약속을 몇 번 하기로 하고 다 해도 "한 번만 응? 한 번만"애원을 하고
그렇게 십여 번을 하고 약속을 이미 어겨서 이젠 그만해야 한다고 하면
눈물이 글썽글썽.
애들이 다 숨바꼭질 좋아하고 , 나도 어릴 때 매일 저녁 해거름에 숨바꼭질하며
놀기는 했지만....
좀 더 크면 안 하겠지만 요즘 매일 우리 아들이 놀고 싶어 하는 것은
숨바꼭질이다.
꼭꼭 숨고 자기를 찾을 때까지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그러다 자신을 찾아 주는 것이 좋은 가 보다.
"하겸아, 숨바꼭질할 때 절대로 숨으면 안 되는 곳이 있어,
냉장고나 세탁기 이런 곳은 숨으면 안 돼"
설명해주고
밖에서는 숨바꼭질을 안 하면 좋겠단 말도 했다.
위험해서....
그랬더니 울 아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다.
"왜?"
"엄마가 혹시나 못 찾으면 어떻게 해. 하겸이가 너무 꼭꼭 잘 숨어서.
그래서 밖에서는 숨바꼭질하지 말고 집에서만 하자, 알았지?
애들은 모여서 친구들이랑 다 같이 숨바꼭질을 하며 놀아야 하는데...
울 아들 코로나 때문에 집안에서 엄마랑 아빠랑만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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