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 많이 춥고 유난히 비가 자주 와서 딸기 밭이
2주나 늦게 오픈을 했다.
아침에 서둘러 이르드에 있는 딸기 밭으로 갔다.
바구니 챙기고 박스도 챙겨서.
딸기를 많이 많이 따서 딸기 잼도 만들고,
우리 하겸이가 만들고 싶다는 딸기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그리고 내일 노숙자 예배에 후식으로 가지고 가야지 들뜬 마음으로 갔는데.
내 눈앞에 있는 딸기 밭은 그냥 황량했다. 넓고 넓은 그냥 들판 같았다.
TV에서 본 한국의 딸기 밭은 비닐하우스 안에 아이들 키에 맞게
딸기 판이 내려오고,
정말 잘 익은 큰 딸기가 주렁주렁했는데...
헝가리의 딸기 밭은 그냥 자연 그대로의 밭이었다. 딸기 밭.
그래도 우리 아들 엄청 신나고 좋아라 하니 그것만으로 만족.
네비 따라 도착을 하고 보니.... 내가 상상한 딸기 밭과는 달랐다.
아침 10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딸기 따고 가는 분들도 계시고.
요즘 계속 비가 오고 추워서 딸기가 별로라더니 정말이다.
가시는 분들 보니 딸기가 많지 않고 보기에도 안 좋다.
들어가면서 우리가 가지고 간 박스 무게를 재고 나올 때
저 박스 무게를 빼고 딸기 무게만 재서
값을 내면 된다.
밖에서 파는 크고 좋은 딸기는 1kg에 1590포린트였다. 어제.
딸기 밭에서 우리가 따면 1kg에 550포린트를 내면 된다.
우리 아들 얼마나 신이 났는지 넘어질듯이 뛰어다닌다.
아들~~~ 딸기는 땅에 있어서 허리를 굽히고 잘 봐야 해.
그런데 생각보다 딸기가 달았다. 부드럽고.
그냥 볼 때는 시고 거칠어 보였는데 보기와 달랐다.
울 아들 한번 먹어 보더니 따서 잘 먹는다.
좀 크고 익은 딸기는 바로 아들 입으로 들어가고.
11시가 넘어가니 사람들이 제법 많아졌다.
2m 간격을 유지하라고 사이트에 쓰여있었지만... 이젠 힘들듯.
아가들도 처음에는 신나서 따고 구경하더니 이젠 딸기보다 노느라....
민폐가 될 듯해서 그만 가자 했다.
각자 자기가 딴 딸기(엄마들이 다 땄지만서도) 직접 들고 무게를 쟀다.
워낙 딸기가 작아서 ...5kg 란다.
울 아들은 엄마랑 누나가 딴 딸기 기분 좋게 들고 아빠 보여 준다며 신났다.
가족이 딸기를 따는데 아빠가 아기를 업었다. 다음에는 우리도 작은 통을 각자 들고 와야겠다.
너무 기대가 커서리...큰 박스에 큰 바구니에...
아빠랑 저녁에 딸기 씻어 먹고 나머지는 딸기 잼을 만들었다.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잼이라서.
3시간 동안 졸이고 졸였더니 작은 병 5개가 나왔다. 우리 아들 맛나게 먹을 딸기 잼.
그리고 오늘 점심은 아빠표 스파게티였다.
딸기 밭에 다녀오는 동안 아빠는 베란다 정리하고 스파게티를 준비했다. 아가들을 위해서.
이때쯤이면 햇마늘 나오기만 기다리는데 드디어 나왔다.
비싸도 꼭 햇마늘 사서 장아찌 담그고 몇 날 며칠을 까고 까서 냉동고에 보관을 하는데
드디어 시작이다.
우리 작은 딸이 엄마 위해서 마늘을 열심히 까주었는데....
당분간 마늘 냄새 집 안 가득하겠다. 계속 마늘 까서 보관을 해야 해서리.
코로나 때문에 여름방학이 되어도 헝가리에 못 오고, 나도 못 가게 되니
참으로 답답하다. 내 새끼 보고 싶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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