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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딸 집 청소하고 옆집 때문에 열 받고 힘든 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6. 2.

오늘까지 유럽은 연휴다.

항상 이때면 대부분의 가정이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떠나고 또 부다페스트로 

여행을 오고 우리도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못 가곤 했는데.

이젠 국경을 넘어갈 수 없기에 그냥 집에 있다가 하은이 집 등을 바꾸고

청소를 하기로 했다.

대문을 열었는데... 이런...

옆집 차가 대문 가까이에 주차되어 있다.

지금까지 20년을 살았어도 이런 일이 없었다. 

그전 할아버지도 차를 집안 마당에 주차를 했고, 다른 집들도

당연히 주차장이나 마당에 주차를 해서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옆집이 이사를 와서는 그다음 날부터 차가 우리 담장 양옆까지 주차를 한다.

옆집은 차를 마당으로 들이지 않고 꼭 대문 밖에 4대를 주차하고,

어느 날은 6대까지 주차를 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운전하고 나갈 때면 지나가는 차가 보이지 않아서

사고 날 뻔한 적도 있다.

남편이 옆집에 우리 집 대문 가까이에 차를 주차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딱 그날과 다음날뿐이다.

내가 내 집에 들어가는데 왜 맨날 신경 쓰고 조심해야 하느냐고....

자꾸만 열받는다.

하은이가

"엄마, 그전에는 왜 담장에 줄을 치고 주차를 못하게 하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젠 완전 이해가 돼.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 한다.

정말 그전에는 이해를 못 했었다.

지금은 내가 운전하고 집을 나설 때나 집에 들어올 때면 긴장을 해야 하고

한 번은 사고 날뻔해서 더 조심스러워지니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정말 우리 담장에  주차 못하게 하고 싶다.

아니면 빨간 차가 주차한 저곳 만이라도 못하게 해야 내 차가 문을 나설 때

차가 오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무슨 조치를 취해야겠다.

오늘 하은이 집에 가려고 대문을 열었는데 대문 바로 가까이 까지 주차를 했다.

오늘도 4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다.

남편이 클락숀을 크게 몇 번 울리고 나갔다.

도대체.. 왜... 자기 집 마당에 주차를 안 하지? 두 대는 넉넉히 앞마당에

넣을 수 있는데.

전에 할아버지는 큰 트럭도 앞마당에 주차를 하셨었는데.

마당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처럼 뒷마당이 또 있는데 참... 정말...

정말 이해가 안 가는 이웃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앞으로 계속 이렇게 신경 쓰며

내 집을 드나들 수는 없는 일이고.

다시 말을 해야 하려나 보다.

하은이 집 등을 LED로 바꾸었다.

한국 같으면 사람 불러서 간단히 했을 텐데...

헝가리는 사람 부르기 어렵고

부르면 엄청 비싸다.

봄에 미리 에어컨을 방마다 설치했다.

올여름 시원하게 보내라고... 직접 보니 왠지 뿌듯하네.

내 새끼 (그리고 룸 메이트) 시원한 방에서 공부할 생각 하니 기분이 좋다.

옛날 헝가리 식 집이라서 천장이 엄청 높다.

마대 걸래에 파리채를 묶어서 천장의 거미줄을 치우고

청소기 돌리고, 부엌, 화장실 청소하고,

침대보, 이불보... 다 걷어서 왔다. 빨래해서 다시 가지고 가려고.

깨끗이 청소하고 나니 좋긴 한데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눈에 띈다.

2년 전에 리모델링하면서 새로 다 했는데, 한번 더 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