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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울 아들의 곤충 친구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6. 17.

겨울 내내 기다렸다. 울 아들은.

엄마. 왜 장수풍뎅이가 안 와?

엄마, 왜 사슴벌레는 우리 집에 안 와?

엄마, 왜 우리 집에는 거미들만 많아? 개미랑?

드디어 날이 더워지니 방문해 주셨다. 고맙게도.

장수풍뎅이 손에 올리고, 몸에 붙이고 너무 좋단다.

그런데 사슴 벌레랑 장수하늘소는 왜 안 오냐고...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시합을 시켜보고 싶은 울 아들.

숲 속에 있어서 우리 마당에는 없다고 설명을 했지만 너무 아쉬운 우리 아들.

푸푸라고 이름도 지어 주고 레고로 집도 만들어 주고.

그러다 3마리 모두 밖에 풀어 주었는데 아침이 되니 한 마리가 다시 들어왔다.

울 아들 자기 보러 다시 왔다며 엄청 감동받고 신났다.

아침이면 태산이랑 달달한 인사부터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아들.

그런데 캔디랑 호박이 아침밥은 자꾸만 잊는다.

날이 좋은 듯해서 베란다에 내놓고 깜박 잊는 사이 비가 와서 비 맞은 울 거북이들. 아니 남생이들.

조용하니까 자꾸만 잊는다. 존재를.

울 아들이 좋아하는 도마뱀.

잡아 주고 싶은데 어찌나 빠른지...

음... 엄마가 한번 노력해 볼게. 아들.

도마뱀아 우리 아들이 너랑 인사를 하고 싶단다. 

정말.... 아들아....

빨래 주머니를 가지고 어찌나 재밌게 노는지. 

곤충젤리를 먹더니 혀가 저렇게 변했다. 불량식품이었나 보다... 분명 괜찮은 것 같았는데...ㅠㅠ

비가 오니 신난 우리 아들.

장화 신고 물 고인 곳마다 찾아가서 첨벙첨벙.

그런데 해가 반짝 나야 아빠랑 만든 솔라 로봇 햇빛 에너지 팍팍 받고 움직일 텐데.

어째 다 만들고 나니 매일 비가 온다.

햇빛 받고 움직이는 거 보면 엄청 신기해할 울 아들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