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집시 토요 영어학교에 가서 아이들 가르치고,
돌아오는 길에 조카랑 명진 씨를 태워서 집으로 왔다.
같이 점심 먹고 체리 좀 같이 따자고.
이번주 지나면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서.
형아들이 우리 아들 생일 선물을 주니 울 아들 입이 쩌~~억 벌어졌다.
진휘 형아는 스파이더맨 레고를,
명진이 형아는 빨간 차를 빼줘야 하는 놀이인데
카드를 보면서 하는 거다.
생각보다 머리를 사용해야 하는 재밌는 놀이네.
아래 숫자만큼만 차를 이동해서 빨간 차를 빼줘야 한다.
울 아들 처음에는 어리둥절...
좀 지나니 룰을 이해하고 제법 하네.
우리 하겸이를 찾아라~~~ 어디 있을 까....
사다리 놓고 아빠는 체리 나무 가지를 잘랐다.
베란다 지붕 위쪽이랑 가지를 거의 안 쳐주어서
이참에 체리도 딸 겸 아예 가지를 잘랐다.
체리 따서 두 박스 정도 모아놓으니 배가 부르네...
그런데 아직도 나무에 체리가 너무 많다.
울 아들은 혼자서 스파이더맨 레고 만드느라 바쁘시고.
이젠 도와달라는 말 없이 혼자서 잘 만든다.
아빠는 스탠드 가져다가 밝게 해 주고.
두 솥 가득 체리를 넣고 졸이는데 잼이 되고 나면 1/5 정도 나온다.
오늘은 두솥졸이고, 내일 한번 더 만들면 될 듯싶다.
체리에 설탕 넣어 청도 만들고. 나중에 가스 물에 타서 마시면 좋을 듯싶다.
문 앞에 책상 놓고 1KG에 천 포린트(시중에서는 2500 포린트 정도 한다,
만원 정도?) 씩 팔까? 했더니 다들 어이없어 웃는다.
그런데 말을 해 놓고 보니 정말 팔아 보고 싶어 진다.
크게 1KG에 천 포린트(4천 원이 좀 안된다.)라고 써 놓고 팔아 보고 싶다.
아직도 나무에 많이 있는 체리 모두 따다가.
우리 집 대문 앞에서.
그런데 우리 동네는 집집마다 마당에 체리 나무 한 그루 정도는 있어서
안 팔릴 거라고 하니.... 그럴 것 같기도 하고.
고맙다, 체리 나무야.
21년 동안 봄에는 꽃으로 행복하게 해 주고,
여름이면 어김없이 맛난 체리로 기분 좋게 해 주고,
딸들에게도, 우리 하겸이 에게도 멋진 어린 시절 추억을 만들어 주니 고맙네.
우리 어린 아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주면 좋겠다.
아빠랑 형아랑 사다리 타고 체리나무에 올라가서 체리 따서 먹던 일들,
많이 많이 체리를 따서 상자에 담고,
엄마랑 잼 만들었던 일들, 꼭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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