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시내에 두 달 가까이 안 나가다가
어느 날 부다페스트 시내로 운전하고 나간 날,
이게 뭐지?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분명 오른쪽에는 주차를 하고 두 차선이었던 도로가
한 차선이 자전거 도로가 된 것이다.
그리고 한 차선만이 차가 갈 수 있다.
그런데 이 길이 부다페스트 다운타운에서도
차량이 제일 많은 곳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황당한 생각을 하고 실행을 했을까....
어이가 없다.
아마도 코로나 때문에 대중교통을 회피하고
자전거 이용자가 많아졌다는 판단하에 이렇게 한 것이 분명한대.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다.
꼴랑 차선 두 개였는데 하나가 자전거 도로가 된 것이다.
코로나로 외출제한기간에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이 길이 차량이 정말 많아서 항상 정체가 심한 곳이고,
비가 오는 날은 20분 거리를 1시간 30분 동안 갈 정도로
차량이 많은 곳인데...
무엇보다도 우회전이 위험하다.
표시는 저렇게 우회전 가능하다고 하지만,
나 같은 운전자는 우회전할 때마다 긴장이 된다.
우회전하는 곳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자전거가 오나 긴장되고
머뭇머뭇할 때면 뒤차가 행여나 빵빵거리면 어쩌나 신경이 쓰이고.
헝가리는 (아마 유럽 대부분이) 우회전도 아무 데서나 하면 안 된다.
우회전 금지가 생각보다 많다.
한국에서 처럼 마음대로 우회전하면 벌금딱지가 날아온다.
우회전 표시가 있는 곳에서만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저 자전거 도로 때문에 미리 우회전 차선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갑자기 우회전을 해야 할 경우 너무 힘들다.
나 같은 새가슴은 미리 차선을 바꾸고 또 미리 깜빡이 켜고 그러는데
저 자전거 도로 때문에 우회전할 때마다 긴장을 한다.
우회전을 놓치면 난감하기 때문에....ㅠㅠ
옥토곤은 사거리로 차량이 많은데 자전거 도로가
모든 길에 저렇게 직진으로 나 있으니 그저 한숨만 나온다.
내가 이 길을 가는 동안 자전거 5~6대를 보았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많지도 않은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해서
차선 하나를 다 사용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해가 안 간다.
부다페스트는 자전거 도로가 생각보다 잘 되어 있고,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도 자전거 이용하시는 분들이 차 신경 안 쓰고
정말 자유롭게 잘 다니고 차들이 그 자전거를 뒤따라 가는 경우가
많은 곳인데 이젠 아예 넓은 차선 하나를 제공하고 있다.
자전거 나라가 되려나 보다. 부다페스트가.
부다페스트처럼 자전거 타고 여유롭고 한가롭게 유유자적
다닐 수 있는 도시가 많지 않을 듯싶은데 이젠 아예 차선 하나를
자전거에게 주었으니....
부다페스트로 이사하면 웬만하면 운전하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듯싶다.
넘 신경 쓰이고, 차도 밀리고, 주차도 힘들고....
자전거.... 자전거가 너무너무 신경 쓰여서 안 되겠다.
전동 킥보드도 점점 많아지고. ㅠㅠ
* 오늘 오후 4시 좀 넘어 하겸이 레고 따보르(캠프)에서 데리고
하은이 집을 가는데 우회전을 해야 하기에 깜빡이 켜고
사이드 밀러를 보니 자전거가 오고 있다.
자전거 지나가면 우회전해야 하기에 깜빡이 켜고 계속 기다리고,
내 뒤로 직진하려는 차들이 다 서서 기다리고.
이게 도대체 뭔 일인지....
괜스레 우회전해야 하는 내가 죄인이 된 거 같고,
사이드 미러에서 보인 자전거는 왜 그리 천천히 가는지.
그 몇 분이 나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고,
뒤에서 그래도 빵빵 거리지 않고 기다려 주는 차들한테 고맙고 또 미안하고.
그런데 왜 내가 미안해하는 마음이 들어야 하는지 괜스레 짜증이 나고.
그랬다. 오늘 오후에.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새끼들 애착토끼 뜨고, 울 딸 가운을 다리면서. (0) | 2020.07.27 |
---|---|
내가 좋아하는 씰 깔만 띠르 재래 시장 (0) | 2020.07.21 |
오랜만의 외출로 기분 전환 (0) | 2020.07.02 |
새벽까지 체리 잼 만든 날 (0) | 2020.06.22 |
체리 따는 날. (0) | 2020.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