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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씰 깔만 띠르 재래 시장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7. 21.

오늘 하겸이 레고 따보르 데려다주러 가다 보니 세상에.... 항상 자리가 없는

재래시장 골목에 주차 자리가 있다.

바로 주차를 하고 하겸이 손을 잡고 밀레니엄 파크에 있는 레고 따보르 교실에 

데려다주고 시장으로 갔다.

예전에는 모스크바 시장이라고 했었는데 모스크바 띠르(광장)를 씰 깔만 띠르로

이름을 바꾸어서 이젠 씰 깔만 띠르로 불러야 하는데

어째 난 모스크바띠르가 입에 붙어서는 잘 안 바뀐다.

이름 바뀐 지가 몇 년인데도 어째 처음 입에 붙은 옛날 이름이 자연스럽게 나오니...

처음 1995년에 내가 갔던 모스크바띠르 재래시장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첫인상은 오래전 흑백영화에서 보았던 동독(통독전의 서독, 동독)의

한 장면과 같았었다.

지금은 백화점(맘모트)을 짓고 백화점과 연결해서 시장이 있다.

훨씬 편해졌고 깨끗해졌고, 비가 와도 걱정 없는 건물 안의 재래시장이다.

난 첫인상 때문인지 이 시장이 제일 좋고 맘도 편하고, 그리고 그립다.

흙바닥에 있던 모스크바 시장이,

드럼통 안에 나무 장작을 넣고 불을 때워서 손을 덥히고,

옹기종기 모여서  독한 빨링까 한잔씩 하면서

기름진 꼴바스에 헝가리식 빵 잘라서 드시던 모습들이 그립다.

오늘 간단히 장을 보다가 부다페스트로 이사 오면 

앞으로 여기서 장을 봐야겠구나... 생각을 했다.

이사 가면 야채가게랑 과일 가게를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걱정을 했었는데.

여기도 주차가 좀 어려워서....

그래도 여기가 제일 과일도 신선하고 고기도 살 수 있고.

모리츠 시장도 이곳 시장도 아침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태산이 간식을 샀다.

울 태산이는 개껌만 먹고 웬만한 간식은 안 먹는다.

울 개 아드님도 어째 그리 편식을 하는지....

베이컨이나 소시지를 구워주면 잘 먹지만

개 스낵은 싫다고 뱉고 절대 안 먹는다.

이곳에 가니 칠면조 고기, 닭고기... 간으로 만든 것도 있어서 몇 개 사와 봤다.

잘 먹으면 앞으로 여기서 사다가 줘야지 싶어서.

기다란 노란색이 간으로 만든 간식이란다.

그리고,

말 없는 우리 집 거북이, 캔디랑 호박이 밥도 사고,

우리 아들이 이번 주 내내 줄 물고기 밥을 1kg을 샀다.

조금씩 나누어서 매일 오후에 레고 따보르 끝나면 물고기 줘야 하니까.

그리고 식빵도 하나 샀다.

오리들도 주고 싶다는 울 아드님. 식빵은 오리들을 위한 식사.

참 바쁘네....

단골 야채가게에 배추를 20kg 주문해서 어제 김치를 담갔다.

배추가 워낙 작아서 20kg인데 담아 놓으니 큰 통 하나,

작은 통 하나 꼴랑 이렇게 나왔다.

그래도 한 달은 버티겠구나 싶어 안심이고.

맘 같아서는 이사 가기 전까지 먹고 이사 가서 담으면 좋겠는데...

가능할 까... 싶지 않다.

아니면 2주 정도 있다가 다시 배추 20kg을 주문해서 한번 더 담아서

이사를 하든가.

참 좋은 야채가게였는데 아쉽다.

과일도 항상 신선하고 좋고, 배추도 주문하면 갖다 주시고....

아쉬워 어쩌나.

방학인데 어디 가지도 못하고 헝가리에 오지도 못하는 우리 작은 딸.

외할머니랑 사촌 동생 준아랑 같이 설빙 먹으러 갔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친정엄마는 손녀들 덕에 이런 곳도 왔다며 기분 좋으신 카톡을 보내셨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하겸이랑 나도 저 자리에 같이 앉아서

설빙 먹으며 사진 찍어서 헝가리에서 혼자 돈 버느라 고생하는

아빠한테 보냈을 텐데.... 

친정엄마가 헝가리에서 보내드린 헝가리 전통 블라우스를 입고 계시다.

친정엄마가 입으니 참 잘 어울린다.

면이라서 좋다시며 헝가리 전통 블라우스를 여름마다 입으시는 친정엄마.

화사하니 고우시네.

이렇게 앞으로도 건강하게 십 년 넘게 우리 곁에 계셔주세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