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헝가리 전통 자수가 놓인 면 옷을 즐겨 입으신다.
한국에서 부탁도 있으시고 이번 기회에 엄마도 한벌 보내드릴까 하고 중앙시장을 갔는데.
충격! 충격! 그 자체였다.
내가 헝가리에서 25년을 살았지만 이런 장면은 처음 보았고,
좀 공포스런 느낌도 받았다.
이렇게 경제가 무너지는 구나.....
내가 요일을 잘못 알고 왔나 했다.
사람도 없고 다 문을 닫아서, 단체로 쉬는 문닫고 쉬는 날인가?
당황스러웠다.
그럼에도 문을 연 가게가 3개 정도 있었다.
항상 이곳은 사람이 많다.
특히나 지금 7,8월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걷기가 힘든 곳인데....
여름 휴가시즌에 국경 다 열고 자가격리 없이 모든 사람을 받는다고 했건만,
그래도 사람이 이렇게까지 없을 줄 몰랐다.
너무 장사가 안되니까 아예 문을 닫거나
경제적으로 버티기 힘든(세입자들일 것이다) 곳은 아예 물건들을 다 뺐다.
시간이 길어지자 버티기 힘든 것이다.
문을 연 곳에 들어가서 엄마가 입은 옷 사진을 보여주니 찾아보니 없다.
그래서 일단 4벌을 주문하고 옷을 구하면 연락을 달라고 하니,
손님 없던 주인 아주머니 너무나 좋아하시며 꼭 연락을 하겠다고 하시며 자신의 전화번호도 주신다.
세상에.....
음식을 먹는 이곳은 바가지도 이런 바가지가 없는 곳이었고,
사람도 사람도 많아서 주문도 힘든 곳이었는데.
사람이 없다.
문을 닫은 곳이 더 많다.
연 곳도 랑고쉬랑 음료수, 과일 가게 정도다.
옷 주문을 하고 돌아나오는데 가족들이 모여서 물건을 박스에 담는다.
가게를 빼나 보다.
내년까지 코로나19가 이어지면 큰일이다 싶다.
나오면서 보니 중앙시장 부근의 식당들도 문닫은 곳이 눈에 띈다.
아래층, 야채랑 과일, 정육점..... 다 사람이 없다. 관광객들이 셀카봉을 들고 사진을 찌고
관광객들이 몰려다니며 과일을 사고 빵을 사던 곳인데.
그래서 그런가 물건이 많이 없다.
쌓아 놓고 팔던 가게들이 물건이 너무 적다.
아랫층도 위층처럼 물건을 빼고 빈 가게들이 있다.
헝가리 경제가 너무 어렵다 어쩜 좋으나 싶다.
회복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싶다.
아침에 하겸이 따보르(만들기 여름캠프)에 보내고 집에 거의 다 와서 갑자기 길을 막는다.
무지 큰, 긴차가 후진으로 들어가려고 자세를 잡고 있다.
긴 차가 좁은 문으로 틀어서 후진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몇 번을 왔다 갔다를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15분이 넘게 서있었다.
내 앞차 두대는 조용히 되돌아 갔고, 급한일 없는 나는 그냥 구경하면서 서있었다.
너무 답답했나 아저씨 한 분이 나와서는 도와주시는데 알고 보니
맞은편 차선의 도로주행 선생님이셨다. ㅎㅎㅎ
그런데 신기한 것은 15분여를 서있는데도 빵빵거리는 차가 한 대도 없다는 것이다.
기다리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유턴해서 되돌아가고 다들 그냥 구경하며 기다린다.
헝가리의 이런 면이 항상 신기하다.
헝가리는 느리고 조용하며 재촉을 하지 않는다.
관공서에서도, 가게에서도, 식당에서도 재촉하는 법이 없다.
그냥 기다리고 안되겠다 싶으면 자신의 판단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 연방에서 제일 처음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무력진압을 당했던 나라였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다.
항상 조용하고 소리가 크지 않는 헝가리라서.
결국 그 독립이 도화선이 되어서 소련연방(우리때는 이렇게 배웠었다.) 이 무너진 것이다.
코로나 19로 문을 닫고 가게를 뺀 중앙시장을 보고 충격을 받고
어쩌면 좋으나.... 한숨이 나온다.
조용하고 드러나게 행동을 하지 않는 헝가리 사람들이라서 더 맘이 아프다.
나쁜 코로나 19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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