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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봄은 왔는데...자꾸 예민해 진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3. 28.

며칠 전 몸이 아팠다.

그냥 온몸이 쑤시고 아프고,

낮에는 절대 눕거나 낮잠을 안 자는 사람인데

"하겸아~~ 엄마 잠깐만 누울게"

하고 으슬으슬 춥고 온 몸이 쑤셔서 2층에 올라가 누웠다.

저녁에 퇴근한 남편은 라면을 끓여 먹고

하겸이는 밥에 햄 구워 먹이고 다시 누웠다.

누워서 혹시나 코로나면 어쩌나... 걱정이 되고.

그래도 열은 안 나고 목도 안 아프고 남편이 끓이는 라면 냄새도

2층에서 다 맡을 수 있으니 코로나는 아닐 거야....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다. 

헝가리는 인구 대비 세계 1위란다.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률이.

어제는 헝가리 코로나 19 확진자가 11,265명이고 사망은 275명이다.

헝가리 정부는 오늘 4월 초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선생님들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4월 19일부터는 학교에 등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를 했다.

제발 ~~~ 그렇게 되기를 나도 바란다.

매장(가게들)들은 부활절 이후나 되어야 오픈이 가능할 것이며

가게 규모에 따라 손님 입장 수가 정해지는데 그러니까 10평당 미터당

1명의 고객이 입장 가능하다는 말이다.

거의 한 달 가까이 영업을 못하니 그 손해가 얼마나 클까....

제발 부활절 이후에는 모든 매장들이 영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아들 이발도 해야 하고 봄 옷도 좀 사야 하고....

그리고 백신 예방 접종자가 2,5만 명을 넘어 부활절 이후부터

통금이 8시에서 밤 10시로 바꾼단다.

그러니까 통금이 밤 10시부터 아침 5시 까지라고.

헝가리 사람들은 대부분 일찍들 집에 들어가서 통금이 아니어도

밤 9시면 대부분 집에 가서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기에

밤 10시면 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밤 8시는 많이 불편하다. 8시가 통금이다 보니

야채가게나 식료품점들도 오후 6시면 문을 닫고, 괜스레 7시가 조금 넘으면

남편이 언제 들어오나 자꾸 시계만 보게 된다.

일단 부활절 이후에 매장들도 영업을 할 수 있다고 하고,

통금도 밤 10시로 바뀐다 하니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19일부터는 학교에 등교할 수 있을 거라고 하니 기다려 봐야지.

저 집이 제일 먼저 꽃이 폈다.

다른 집들은 아직인데... 

꽃샘추위인지 3월 중순에 눈이 두 차례나 오고 바람이 심했는데 날이 풀리니

가족 나들이가 많다.

자전거에 강아지까지 태우고 가는 가족.

우리 태산이가 산책하는 공터에도 가족들이 많이들 나오셔서

자리 펴고 눕기도 하고 인라인, 킥보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많다.

우린 되도록 사람 피해서 멀리멀리 거리 두고

태산이 산책 빨리 시키고 들어 오면서 걱정이 된다.

인구 대비 세계 1위라는데도 헝가리 사람들 날이 좋으니

다 밖으로 들 나온다.

 

이젠 주변에 코로나 걸렸다거나 걸렸다가 나았다는 사람들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그냥 독감처럼 지나가 주면 좋지만 열나고 심하게 아프면 병원에도

못 가니 그게 제일 난감하다.

신호에 걸려 서있다가 설마.... 하며 찍은 사진.

사과가 1kg에 299 포린트(1500원 정도),

감자가 1kg에 99 포린트 (400원이 안된다) 란다.

너무 싸다. 다른 가게들 보다. 곧 햇감자가 나오니

묵은 감자나 사과를 싸게 파나 보다.

언제 저곳에 가서 좀 사야지 싶다가도 우리 식구가

얼마나 먹겠나 싶어 많이 사지도 못할 텐데 싶기도 하고.

태산이랑 항상 산책하며 지나가는 집 앞에

봄이 왔다고 저리 예쁘게 장식을 했다.

우리 집 대문에도 예쁜 꽃을 좀 걸어 놔야 하려나 보다.

이 집 수제 버거가 맛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문을 잠그고 저 작은 창문에서 주문을 받고

포장한 햄버거를 저곳에서 준다.

이르드 들렀다 오는 길에 오늘 점심은 수제 버거로.....

정말 부활절 지나고 조금이라도 자유로왔으면 좋겠다.

실내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외에서는 식사나 커피라도 마셨으면 좋겠다.

그러니 제발 좀 마스크 좀 하고 날 풀렸다고 산으로, 공원으로,

길거리로 좀 몰려다니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확진자가 만 명에서 천명 아래로 떨어지고

사망자 10명 이하로 떨어지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태산이 산책하러 나가면서 놀래고, 이르드 집에 잠시 다니러 가다가 또 놀래고.

코로나 없는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같아서 내가 뭘 잘 못 알고 있나 싶었다.

우리 집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쇼이마르에는 산을 걸으려고 와서

길가에 주차한 차들이 끝이 보이 지를  않는다.

산(한국처럼 높은 산은 아니고 숲 속 같은 그런 산이다)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한국처럼 벚꽃이 핀 것도 아니고 아직도 삭막한 겨울산인데도

워킹 스틱을 들고들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이러니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겠나.....

우리 아들은 정말 부활절 끝나고 학교에 갈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