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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야노쉬를 초대했다. 우리 집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6. 27.

금요일 오후에 츄니 집에서 하겸이, 야노쉬,씨마오? 그렇게 2시간 넘게 놀았었다.

하겸이를 데리러 가니까 야노쉬가 나를 보더니 하겸이에게

무언가를 엄마에게 보여주라고 말을 한다.

"뭐? " 하고 물으니 자기가 보여주겠다며 뛰어가는데

츄니네 주차장에 햄스터가 있었다.

아니 햄스터 보다는 큰 햄스터 종류.

"탱게르 멀러츠야?" 하고 헝가리 말로 물어보니 아니라면서

야노쉬가 햄스터라고 설명을 한다.

이 녀석 교장선생님이랑 담임인 프랭크에게 하겸이를 놀리고 밀치고

왕따를 시켜서 두 번 혼난 녀석이다.

그러더니 하겸이에게 말했단다.

"하겸 너도 나한테 나쁜 말 하고 때리면 너도 교장선생님한테 혼날 거야" 

 

토요일 아침,

하겸아, 친구들 오라고 해서 우리 집에서 놀까?

했더니만 그러고 싶다는 우리 아들.

일단 츄니집에 연락을 하니 좋단다. 2시까지 온다고.

벤체는 아빠 이름이 피터인데 오늘이 피터 이름 가진

사람들 모두의 이름 생일이라서 

가족 모임이 있단다. 헝가리는 태어난 날 생일을 하고 자기 이름이

적혀 있는 날 이름 생일을 또 한다.

그리고....

츄니 아빠에게 전화번호를 받아서 야노쉬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오늘 츄니가 우리 집에 와서 노는데 야노쉬도 와서 놀면 어떻겠느냐고...

고맙다면서 막내가 2살인데 오후 2시면 낮잠자는 시간이라서 누나가

야노쉬를 우리 집에 데려다줄 거라고 답장이 왔다.

 

그리고 우리 아들이 기다리던 오후 2시.

야노쉬가 먼저 오고 츄니가 왔다.

사내 녀석들 들어오면서부터 괴성을 지르고 역시나 총부터 쏜다.

야노쉬보다 2살? 정도 많은 누나가 야노쉬랑 같이 킥보드를 타고

우리 집에 데려다주었는데, 

주머니에서 엄마가 직접 만든 블루베리 잼이라면서 작은 병을 내민다.

고마워라~~~

"하겸이가 블루베리를 정말 좋아하는데 고마워요. 엄마한테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우리 집에 처음 오는데 주소만 가지고 두 아이가 킥보드 타고 온 것이 너무 신기했다.

우리집 근처에 사나 보다. 야노쉬가.

두 녀석 계속 프랑스 학교에 다녀야 하니 친구가 되기 위해 일단 노력은 해봐야겠다.

서로 몰라서 선입관(아시아인)으로 알아보려고도 안 하고 놀리고 하면 안 되니까.

처음 우리 집에 놀러 온 야노쉬.

우리 집에 전쟁이 났다.

어찌나 총을 쏴대는지....

하겸이 생일에 받은 총이 두 개인 데다가 원래 있던 총들까지

다 동원해서 총을 쏜다.

정말 총알이 사방으로 날아다니고.

스펀지 총알 20개를 더 줬다.

그래도 바람 불어 좀 괜찮은 날씨지만 정신없이

위층, 아래층, 베란다 정신없이 뛰는 아이들.

잠시 붙잡아 앉혀 놓으려고 게임기를 틀어 줬다.

사실 하겸이는 집에서는 안 한다. 별로 흥미가 없다.

그런데 츄니가 엄청 좋아해서 우리 집에 놀러 오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게임이다.

야노쉬는 처음 해보는데 연속 츄니를 이겼다.

하겸이는 레고를 하고 싶다 하고, 츄니랑 같이 공동 작업에 들어갔는데...

야노쉬는 레고도 로봇도 싫단다.

그러더니 하겸이 방에 가서 리모컨 자동차를 가지고 내려와서는

아이들 레고 만드는 옆에서 리모콘 하나로 자동차 여러 대를 움직이면서 논다.

참 요상하다.

하나는 미국에서, 하나는 헝가리에서, 그리고 하나는 조카가

공항 면세점에서 그렇게 샀는데

이 세 개의 자동차가 하나의 리모컨으로 다 움직인다.

왜 그러지?

아이들이 서로 리모컨을 잡고 작동을 하면 어느 것이든지 상관없이

하나로 3개가 움직이니 이런 난감함이 없다.

오늘은 야노쉬 혼자서 자동차 3개를 마구 움직이면서 아이들

레고 만드는 것을 거의 망가트리고 있다.

그래고 꿋꿋하게 블랙홀도 만들면서 레고에 집중을 하니

야노쉬 다시 총을 잡고는 타깃이 그림으로 바뀌었다.

헐~~~

야노쉬야, 그 그림이 제일 비싼 그림이란다......ㅠㅠ

아무리 스펀지 총알이지만서도....

 

아이들 물, 주스, 우유 열심히 마시고 또 마시고.

체리에 팝콘, 아이스크림은 2~3개씩 먹고 

감사하게도 밖으로 나가서 트램펄린 안에서 뛰네.

그런데....

헐....

야노쉬가 자동차를 들고나가서 트램펄린 안에서 작동을 하고

그 자동차 피해 가며 뛴다.

그러더니 아예 리모컨까지 던지고 점프하면서 작동되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까르르 웃는 아이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한 번도 생각을 안 해봤는데. 

자동차가 망가지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행여나 아이들이 다칠까 봐서...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집으로 갈 때까지 정말 원 없이 뛰고 또 뛰고 

소리소리 지르다 놀고 간 아이들.

다음 주 수요일은 벤체 집 수영장에서 놀기로 한 울 아들.

한국 가기 전까지 매일 바쁜 아드님이다.

 

연찌(야노쉬 애칭)야

오늘 우리 집에 와서 하겸이 방도 보고 하겸이랑 재밌게 놀았지?

이제 이상한 말로 놀리거나 하겸이만 못 오게 밀고 저리 가라고 하지 말고

사이좋게 잘 놀면 좋겠다.

2학년에는 같은 반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집이 가까우니 오가며 같이 

놀아도 좋으니까.

어쨌든 같은 학교에서 함께 지내려면 친하지는 않더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벤체나 언드라쉬 헝가리 친구들 생일 파티에 가면 연찌도 항상 올 테니까.

 

사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한달에 한 두번 있을 생일파티에서 서로 만나고 엄마들도 서로

알게 되고 연락처도 주고받고 했을 텐데.....

게다가 하겸이가 유치원 때는 우리가 이르드에 살고 있어서 친구를 초대할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서로 집을 오가는 아이들끼리 친해지고 우리 아들이 좀 소외되었나 보다.

 

요즘 하겸이는 말문이 트여서 프랑스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프랑스 친구랑 노는 게 재밌다고 한다.

그동안은 그나마 의사소통이 좀 되는 헝가리 친구들하고 놀았는데

이제 곧 방학 시작인데 이제야 프랑스 친구들하고 노는 것이 재밌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

여름 방학 동안 프랑스 말 잊지 않게 노력해야지 싶다.

 

야노쉬랑 츄니가 갈 때 보니까 5시부터 시작하는 네이버 파티가 벌써 시작되어서 

음식이나 음료수를 들고 모이기 시작해서 우리도 서둘러 준비하고 나갔다.

정신없는 날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