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기대한 잠수함 타는 날. 바람 불어 한번 연기되었기 때문에 걱정했었다.
아침에 하빈이가 확인을 하니 20분 전까지만 오라고 해서 성산항으로 출발
걱정했던 것 보다 잠수함 내부가 답답하거나 덥지 않아 다행이고,
우리 아들 재밌어 하니 좋고.
그런데.... 우도가 문제였다.
우도에 내렸을 때 벌써 2시가 넘었고 우도 가면 꼭 먹어야 한다는 땅콩 아이스크림이랑
땅콩 와플 먹고 기운내려고 했는데 너무 더운 데다가....
엄마가 오토바이 같은 저 전동차를 운전하는데 너무 무서웠다.
차들도 많고 자전거도 많은데 보험 없다는 말에 등골이 써늘해지고,
왼손이 브레이크인데 자꾸만 발이 움직이고 후진할 때 보이는 화면이 햇볕 때문에 보이 지를 않고...
그런데 하겸이가 졸기 시작하니 안 되겠다 싶어 45천 원에 렌트한 전동차 한 시간도 못 타고 포기.
그냥 늦은 점심 먹고 나가기로 했다.
작은 가재들이 빈 조개껍데기 속에 들어가 움직이는 것이 나도 신기하고 하겸이도 신기하고.
물이 맑았다. 앞으로 더 가니까 해수욕장이 있는데 울 아들 또 수영하고 싶어 하니 바로 통과했다.
모래사장이 반짝반짝 예쁘다고 했는데.... 밟아 보지도 못했다.
앞 전동차 따라 무조건 올라가니.... 목장이고 위에 등대가 있는데....
바로 되돌아 나왔다.
저기까지는 절대 못 올라가지.... 웬만하면 쉴 겸 말이라도 태울까 했는데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포기.
우도에 가면 꼭 먹어 봐야 한다는 톳 짜장면.
들어가 보니 유명한 곳이네....
유명 연예인들 사인에 사진들.
그런데.... 이곳은 연예인들에게만 친절한 곳인가 보다.
아니면 식당 이름이 우도 왕자님인데 임금님으로 왕위를 물려받았나.....?
처음부터 알고 간 곳도 아니고 지나가다 짜장면 사진만 보고 들어 갔는데,
그런데 저런 사인들이랑 사진을 보니 좀 실망스러웠다.
하겸이 점심이 너무 늦어서 전동차 돌려 짜장면 먹이고 바로 차 반납했다.
6시까지라고 했지만 4시도 안돼서 반납하고 4시 배로 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에 갈까 했던 스누피 가든으로 출발.
이런 전화 처음 봤지?
울 아들이랑 하빈이는 스누피 캐릭터는 알지만 만화는 모른다.
나 대학 때 신문에 몇 컷 연재되기도 했고 TV에서도 보고 했던 스누피, 찰리 브라운. 친구들....
난 너무 반갑고 추억 여행하며 좋은데.
하겸이는 지도 보면서 그대로 걷기 시작했는데 스템프를 찍지는 않았다.
중간에 누나가 지름길을 보여줘도 절대로 안된다고. ㅎㅎㅎ
늦은 오후지만 그래도 더웠다.
그런데 지도 따라 걸어가는 울 아들.
처음에 모기인 줄 알았는데... 하겸이 종아리가 벌레에 물려서 탱탱하게 붓고,
화끈화끈 열나고 그래도 잘 걸어줘서 고마운 아들.
(나중에 집에 와서 언니가 검색해 보더니 모기 알러지 같은 거라고....ㅠㅠ)
무슨일이니....응?????
어째 내 모습이 오버랩되네....
문장 하나하나가 따뜻하고 기억이 새록새록나는데
어찌나 열심히 지도 보고 걷는지 울 아들 따라가기 바빠서
다 읽지도 못하고 대충 사진만 찍었다.
아들~~~ 에미가 따라가기 벅차다오~~~~~
울 아들은 아이스크림.
딸이랑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정말 어찌나 시원한지...
커피를 스누피로 얼렸는데 그것도 귀엽고 좋았다.
스누피.. 스누피... 하며 다니다 보니 먼저 떠난 울 스누피 생각이 난다.
개구쟁이 비글 우리 집 스누피
숙소인 호텔 바로 옆 블록이 이 중섭 거주지, 이 중섭 미술관이었다.
그래서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혹시나... 하고 들렀는데 무료 주차장도 비어있고,
8시인데 거의 다 문을 닫았다.
성수기인데.... 코로나 영향이겠지만 안타까웠다.
거주지가 문이 닫혔네...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엄마, 왜 여기에 와? 뭔데?
엄마가 가보고 싶었던 곳. 엄마가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
우리 아들 엄마가 제일 가보고 싶었다는 말에 더 궁금했나 잘 걸어 주었는데
내일 아침에 다시 와야겠네.
제주도에 와서 미술관, 갤러리, 뮤제움... 다 포기했는데 여기는 호텔에서 500미터 거리이니
꼭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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