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예배드리기 전에 작은 누나랑 아빠 생일 케이크를 사러 간 울 아들.
누나한테는 5000 포린트를 주고, 서운해하는 울 아들한테는
600 포린트를 쥐어서 보냈다.
그리고 케이크를 사가지고 왔는데,
울 아들 갑자기 자기 돈 지갑을 찾더니 뭔가 하는 듯?
그러더니 내 손에 동전을 쥐어주면서 "엄마한테 미안해서 주는 거야" 한다.
뭐가 미안해?
했더니만 동전을 쥐고 가다가 넘어지면서 동전 하나를 잃어버렸단다.
그래서 혼자 고민하다가 자기 동전 지갑에서 20 포린트 한 개를 꺼내서
잃어버린 200포린트 대신 준 것이다.
자기 돈 주머니에 분명히 200 포린트가 있지만 고민한 것이다.
200 포린트를 잃어버렸으니 200 포린트를 채울까....
그런데 요즘 닌자 카드를
테스코에 갈 때 마다 350 포린트를 주고 사는 재미에
돈의 가치를 알아 버린 울 아들.
고민하다가 미안은 하고 200포린트 대신 20 포린트를 대신 준 것이다.
울 아들한테는 이 20포린트가 200 포린트 이상의 가치지.
서리가 내렸다.
고추를 땄는데 세상에.... 저 작은 구멍 안에서 제법 큰 애벌레가 나왔다.
게다가 엄청 매운 청양고추인데.... 매운 고추 안에서 애벌레라니...
그런데 울 아들 키우고 싶단다.
이런..... 난감함이.....
이 애벌레가 뭐가 될까?
하~~~~ 심란하네......
애야, 왜 하필 청양고추 속에 있다가 울 아들 눈에 띄어서....
그런데 다행히 울 아들 한참 보더니 밖에 보내자고 한다.
어찌나 감사한지.
계속 키워서 나비 되는 거 보자고 할 까 봐 엄청 걱정하고 있었다.
맘 바뀔까 봐서 바로 창밖으로 버렸다.
미안~~~~~
삶은 고난이고 고행이고 만만한 게 아니란다. 애벌레야.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아라. ^ ^
(나중에 고추 속에 넣어서 보낼걸 그랬나? 잠깐 생각이 들었지만
캄캄한 밤에 찾으러 나가기는 그렇고 잘 살 거야....)
이제 제법 소리가 나네.
그래도 혼자 집에서 할 때는 잘 안된다고.
그럼 연습하지 말고 선생님하고만 하면 돼,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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