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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가을에 아들이랑 꼬마 기차를 탔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10. 31.

아주 아주 오래전.

딸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

꼬마 기차를 탔었다.

그리고 근 20여 년 만에 우리 아들이랑 꼬마 기차를 탔다.

가을이 떠나기 전에.

부다페스트의 부다 2구역에 기차 학교에서 운행하는 꼬마 기차가 있다.

아니 어린이 기차라는 말이 맞다.

성인 직원들의 감독하에 학생들이 실습을 하는 기차다.

기차표 판매부터 기차표 검침, 기차역 관리까지 다 학생들이 하는

어린이 기차인데 바로 우리 집 아래에 있는 휘뵈쉬 뵐지에서

출발을 해서 시체니헤지(세체니 산)까지 8개의 역에서 서는 짧은 노선이다.

나무 계단 위의 그림이 예쁘다.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나무다리의 그림이 생각났다.

계단 위를 올라가면 어린이 기차 학생 실습생들의 기숙사가 있고,

기차역이 있다.

성인, 어린이, 가족티켓, 자전거, 강아지... 가격이 저렴하다.

우린 왕복 티켓으로 샀다. 

날이 추워지니 난로에 필요한 통나무가 준비되어 있네.

눈 오는 날 꼬마 기차 타러 와야겠다.

집도 가까운데 사계절 꼬마 기차 타고 산을 오르면 좋지 싶어서.

딸들하고는 두 번 타고 바이 바이~~~ 이르드에서 너무 멀어서.

학생 승무원이 표를 확인하고.

기분 좋은 울 아들.

우린 올라가고 내려가는 기차에 탄 아이들이랑

손 흔드는 아이들.

여름에는 창문을 모두 내리고 운행을 하니

손 흔드는 아이들이 너무 귀엽다.

꼬마기차는 산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많이들 이용을 한다.

가을이구나. 예쁘다. 곱다.

우린 종점까지 올라가기로 했는데 올라가 보니 놀이터가 너무 작다.

노르마파에 있는 놀이터가 커서 좋은데....

다음에는 노르마파에서 내리기로 했다. 바로 아래 역.

노르마파에는 핫도그랑 랑고쉬, 햄버거 등이 있어서

점심을 밖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시체니헤지 종점역에는 놀이터도 작고 커피랑 티, 케이크만 있어서....

한 시간 놀고 내려왔다.

올라가면서 보니 기차마다 그림이 다르다.

우리 이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실내도 달랐다. 올라올 때 탄 기차랑.

손잡이가 멋지다. 

표를 미처 못 산 손님은 기차 안에서 현찰을 낼 수도 있구나.

우리 옆에 앉은 할머니랑 손녀는 기차 안에서 현찰로 기차값을 냈다.

그리고 실습생들이 기념품도 팔았다.

목걸이도 있고 열쇠고리도 있고, 난 자석을 샀다.

어찌나 재잘재잘 잘 노는지. 

엄마가 사진 찍는 다고 하니 저런다. 

요상한 표정과 자세도 취해주고.

 

우리 자주 꼬마 기차 타자. 아들.

참 좋다.

그냥 올라갔다 오늘처럼 한 시간 엄마는 커피 마시고

아들은 핫 초코 마시고 내려와도 좋겠다.

겨울에는 겨울이라,

봄이면 봄이라.

여름은 여름대로.

이 날처럼 가을은 가을이라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