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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메리 크리스마스~~ 2021년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12. 26.

크리스마스다.

예전에는 우리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신 성탄일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성탄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메리 크리스마스. ^ ^

울 아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드론 날리고,

태산이는 신나서 같이 뛰고.

삼겹살로 겨우 겨우 사진 몇 장 찍었다.

울 태산이도 멋지게 꾸미고 모델 한 번 하면 좋으련만.

엄마 용돈도 벌고 말이다. 근디.... 울 태산이는 어째 영~~~

저리 멋지게 생겨가지고서는....

 

어제 저녁 부터 준비한 음식들.

어째 나이드니 손이 더 빨라지는 게 아니라 더 느려진다. ㅠㅠ

밖에서 드론 연습하며 놀 동안  아침은 토스트로 먹고 

점심 준비. 

크림 소스 만들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안 하고

시판 소스 넣어 치즈 얹어 구웠다.

오랜만에 워머를 꺼냈다.

날이 추워 불고기랑 제육볶음이 시간이 지나면 기름이 엉기기에.

무겁다.....

조심조심해야지 행여나 깨지면 이런 난감함이 없다.

구입하기 쉽지 않은 워머라서.

예배드리기 전에 그릇들 먼저 꺼내 놓고,

예배드리자마자 음식 불 켜고,

오늘은 부페식으로 준비했다.

식탁에 다 앉을 수 없어서.

오늘 잡채 간도 잘 맞고 당면도 탱탱하니 괜찮군. 

매콤하니 역시나 벤체 엄마 표현대로 내 제육볶음은 실패하지 않는다.

한국에 가서도 생각났다고  언제고 오면 또 해달라 하더니 안 오네.

한번 올 때도 됐는데.....

오늘은 매콤하게 했다.

하~~~ 언제나 불고기가 문제다.

어째 내 입에는 고기가 질기다. 

어제 질길까봐서 고깃결 반대 방향으로 얇게 썰려고 노력했는데도 질기다.

그래도 난 키위나 파인애플 갈아서 넣고 싶지 않아서 고집스럽게 안 넣는다.

특히나 하겸이가 파인애플 알러지가 있어서 웬만하면 과일 갈아서 안 넣는데

그래서 그런가....

이번에도 불고기는 좀 질기다. 아쉬워라.

한국의 정육점은 모든 고기를 용도에 맞게 썰어주니 그저 부럽고 그립고 아쉽고,

원래 계획은 미역국이었는데.... 

세상에... 미역이 없다. 떨어진 것이다.

한 번도 미역이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당황 당황.

그래서 냉장고 뒤지니 무우 하나 있어 어묵국으로 바꿨다.

크리스마스에 헝가리 사람들 아스파라거스 사용하나?

메트로에도, 야채가게에도, 마트에도 아스파라거스가 씨가 말랐다.

어디에도 없다.....ㅠㅠ

원래 계획 했던 메뉴 2개가 빠졌다.

아스파라거스에 베이컨 돌돌 말아서 오븐에서 구워야 했는데 없고,

새우에 스파게티 돌돌 말아서 냉동해서 파는 거 사다 구워 놓으려고 했는데 그것도 없단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닭다리 구우려고 사다 달라했더니만 장 보면서 잊고.

그래서 어딘가 허전한 듯한, 메뉴가 부족한 듯한 크리스마스 식탁이 되어 버렸다.

1월 1일에 또 식사 준비를 해야 하니 미리미리 장 봐야 겠다.

후식은 달콤한 케이크에, 헝가리 전통 빵(크리스마스에 먹는)...

형아들이랑 누나 식사하고 놀다가 간다 하니

울 아들 울먹울먹.

증말....어쩜 좋으나....

조금만 더 놀다 가면 좋겠어.... 하는 울 아들.

큰누나랑 태산이 산책하면서 기분 다시 좋아지고.

설거지하고 청소하다 깜짝 놀랐다.

고양이나 무슨 동물이 들어왔나 하고. 

형아들이 선물해준 굳 다이노 인형.

울 아들 맘에 들었는지 다니는 곳마다 끌고 다니네.

부엌에서 종이비행기 접으면서 옆에 놨었나 보다.

꼬리 보고 놀랜 내가 너무 웃겨 혼자 웃고,

내 비명 소리에 딸이 나와서 웃고. 

이제 일주일 뒤면 새 해구나...

떠나는 2021년이 아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2022년이 기대가 되고 희망찬 것도 아니지만,

가족 모두 코로나 안 걸리고 한 해 건강하게 지낸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고,

무탈하니 보내온 시간이 그저 감사하다.

내년도 그리만 지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