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번 주 일요일에 비엔나 아울렛이 문을 연다고 다녀오자고 했다.
그래서 갔다.
아울렛 보다는 비엔나 시청 앞 광장에 있는 크리스마스 장 구경을 하고 싶어서.
그동안 한 번도 안 갔었다.
부다페스트 크리스마스 장도 제대로 안 보는데 무슨 비엔나 까지.... 했었는데.
오랜만에 5 식구 다 모여서 구경 갔다.
오스트리아 국경도 다시 열렸다 해서 백신 카드 챙겨서는.
바람이 불어서 모든 바람개비들이 다 돌고 돌고.
저녁을 크리스마스 장에서 먹기로 했는데....
먹을 게 별로 없다. 무엇보다 사도 먹을 곳이 없다.
빵 안에 원하는 수프를 넣어주는 거 먹고 싶은데
다들 들고서는 어디서 먹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들 하는 걸 보고 포기하고 핫도그로 저녁을 했는데....
울 아들 첫 입은 뜨거워서 놀래고,
아무리 이로 잡아 뜯어도 안 뜯겨서 또 놀래고.
결국 엄마 손으로 뜯어서 먹여 줬다는.
엄마, 저 아저씨는 왜 저기 앉아 있어?
도와달라고.
왜?
직업이 없어서. 돈을 벌 수 없으니까...
왜 직업이 없어?
글쎄... 이유가 여러 가지 일 거야.
직업이 있었는데 무슨 사정으로 일을 못하게 되었을 수도 있고,
술이나 마약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어쩌면 게을러서 일 수도 있고.
진짜 이유는 모르지. 안 물어봤으니까.
울 아들 너무 궁금하다.
이 추운 밤에 왜 저기 앉아서 컵 들고 돈을 달라고 하는지.
공원에 회전목마가 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우린 그냥 패스.
관람차 타고 구경할 까 했는데 하겸이가 싫다 해서 그것도 패스.
아이들 눈길을 사로잡은 곳.
역시나 울 아들도 여기서 발걸음 멈추고 움직이지를 않네.
줄줄이 다 사면 100유로는 줘야 해서 하겸이랑 의논해서
딱 하나만 사기로 했다.
고민 고민하던 울 아들은 눈송이로 골라서 하나만 샀다.
그리고 그 눈송이 하나 들고 어찌나 행복해하는지.
울 아들이 행복하면 에미는 더, 더, 더 행복하지요.
꼭 끌어안고 집에 와서 자기 방에 걸었다.
눈송이. ㅎㅎㅎ
사람이.... 사람이....
너무너무 많다.
울 아들 이렇게 많은 사람 처음 봐서 그런지 놀라고 겁먹어서는
엄마 손 꼭 잡고 절대 놓지 말란다.
엄마 사진 좀 찍으면 안 돼?
안 돼! 엄마 내 손 놓으면 안돼!
추운 것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우린 1시간 구경하고 핫 도그 하나씩 사서 들고 부다페스트로 돌아왔다.
그래도 구경 잘했다.
부다페스트보다 엄청 크고 화려하게 잘해놨네.
예전 같으면 이것도 하나 살 까? 저것도 하나 살까? 했을 텐데
이젠 뭐 하나 사면 짐이 돼서 그냥 눈으로만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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