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요리하고 ANDRAS UT 산책하고, GERBEAUD 카페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1. 30.

토요일 아침부터 바빴다.

이유는 울 아들이 마크랑 주디 집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전에 큰 딸이 쿠키 반죽을 줘서 냉동해 놓았는데 초코칩 쿠기 굽고,

예배드리고 먹을 닭날개 튀기고, 고기만두 찌고.

전 날 사다놓은 고기 양념해서 오늘은 무조건

울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고기만두로.

냉동만두 사다 쪄줬더니만.... 안 먹는 울 아드님. 

어쩜 저리도 누나들이랑 똑같은지.....

딸들도 파는 만두는 안 먹어서 항상 만들어서 먹였는데 울 아들도 그런다.

예배드리고 바로 하겸이를 친구 집에 데려다 줘야 해서 

따로 점심을 차려서 먹을 시간이 없기에 닭날개를 튀겼다.

만두랑 닭날개 먹고 과일먹고 출발하는 거로

마크 집에 들고 갈 쿠키. 

오래전에 선물 받은 세크라멘이 다시 활짝 꽃이 피었다.

 

출발하려는데 마크 집이 영웅광장 바로 옆이라고 하니 

두 딸들도 걷고 싶다며 따라 나서고,

딸들이 나가니 아빠도 웬일로 같이 나간다 해서 온 가족이 출동을 했다.

울 아들 마크 집에 내려주고, 걸었다.

언드라쉬 우트를 , 오랜만에.

멕시코 식당이란다.

해 좋은 날 멕시코 식당에 한번 가야겠네. 

신랑 사무실에서도 가까우니.

이 식당이 상 받은 곳이라며 큰 딸이 알려 준다.

그래? 그럼 언제 가봐야겠다.

근데.... 여기 진짜 오래된 곳인데?

옥토곤에서 살 때 어린 하은이, 아기 하빈이 유모차에 태우고

자주 오가며 봤던 식당인데.

아직도 그대로이고 상도 받았다 하니 궁금해진다.

 

하은이가 꼭 가보고 싶다는 곳이 오래전에 약국이었는데

지금은 향수 가게란다.

가봤더니... 정말 내가 오래전에 이용하던 약국이다.

이곳에서 약을 사고했었는데 향수 가게로 바뀌었다.

들어서자 향이 어찌나 좋던지.... 취직을 한다면 이런 향수 가게가 좋겠다 싶다.

오래 일하면 머리가 아프려나? 

기억난다....

하얀 가운 입은 할머니들이 약을 주곤 했는데.....

내부는 약국 그대로 두고 약 대신 향수랑 화장품들이 있다.

그런데...

핸드크림이랑 향수가 엄청 비싸다.

상품마다 한글로도 쓰여있는 게 넘 신기한데...

"엄마,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거야." 하는 딸.

그러네.....ㅎㅎㅎ

큰 딸 하나 사준다 하니 너무 비싸서 괜찮다고 사양하네.

하나 사주려고 했는데.  항상 엄마 먼저 생각해 주는 큰 딸이다.

생일 선물로 미리 하나 사둬야겠다.

오페라 하우스는 벌써 3년째 공사 중이다.

처음에는 1년이라고 했는데 2년이 지다고 공사 중이고...

아직도 공사 중이다. 헝가리니까.

데악 띠르쪽으로 가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바이올린을 들고 계시다.

연주를 하는 게 아니다.

그냥 들고 끼..끼..끽... 하고 계신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계신 것만 봐도 연주하는 게 아닌 것은 모두가 알 것이다.

그래서 돈을 드렸다.

바이올린 연주할 줄 모르시지만 고물 바이올린이라도 챙겨서 들고 계시는 

그 정성에.

작은 딸은 아빠랑 쇼핑하러 가고,

나는 큰 딸이랑 제르보 카페로 왔다.

1858년에 세워진 카페인데,

오스트리아 합스부룩 왕가에 케이크를 보낸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 케이크가 엄청 비싼데 난 별로다. 너무너무 달아서. 

몇 번 선물을 받았는데 아주 작은데 돈 십만 원 한다. 

오래전에 자주 왔었는데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안 오게 된 곳이다.

울 딸 덕분에 근 10여 년 만에 왔나 보다.

부다페스트에도 마이클 잭슨 팬들이 참 많다.

지극정성이다.

이번에는 해바라기네......

저 나무를 마이클 잭슨 나무라고들 부른다.

 

차 주차한 곳으로 가다가 고즈더 우드버르에 잠깐 들렀다.

그냥 입구에서 레코드 판 몇 개 보더니 안 사네.

한국 가기 전에 몇 개 사가도 되는데.

마크네 집은 영웅광장 바로 옆이다.

10여분 일찍 가서 기다리는데 잘 놀고 있다는 사진을 보내 주네. 마크 엄마가.

마크네가 사는 곳에 알바니아 대사관이 있구나.....

가난한 나라들은 대사관이랑 관저가 같이 있는 경우가 있다.

 

마크 엄마는 우리 집에 와 보더니 학교 옆으로 이사하고 싶은데 남편 사무실이 

10분 거리라서 이사를 못하고 있단다.

울 아들은 마크랑 주디가 스쿨버스 타는 게 너무 부러워서 자기도 스쿨버스 타고 싶단다.

이런.... 학교랑 너무 가까워서 스쿨버스 이용할 수 없는데. 

2주 봄방학 때 같이 스케이트도 타고 우리 집에서 놀자고 했다.

 

언드라쉬 걷다가 작은 딸 따라 들어가서는 내 옷을 하나 샀다.

목 부분이 맘에 들고, 통으로 되어 있어 배도 가려지고. 

날 풀리면 이 옷 입고 큰 딸이 알려준 카페에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