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메일이 왔다.
이번 주 금요일에 카니발을 한다고.
울 아들이 커서 옷이 안 맞으면 새로 사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딱 맞는다.
3년 전에 샀을 때는 10여 cm를 안으로 접서 박음질해서 입혔었는데.
세상에... 딱 맞는다.
오늘 학교 카니발에 우리 아들은 캡틴 아메리카가 되었다.
며칠 전부터 캡틴 아메리카 옷 꺼내서 입어 보고 기분 좋았던 울 아들.
아침부터 엄청 신났다.
캡틴 아메리카 방패는 박살이 나서 이사 오면서 버렸는데...
이제 2학년이니까 방패는 없어도 될 듯.
작년 가을에 아빠가 사주신 새 아디다스 운동화가 맞는다.
이제 35 사이즈를 신는 우리 아들.
내가 37을 신는데 언제 이리 컸는지.
드디어 혼자 신발 끈을 묶고 새 신발 신고 학교에 갔다.
학교에 도착을 하니 아이들마다 멋진 의상을 입고는
신나서들 들어간다.
울 아들은 역시나 학교에 도착을 하니
또 수줍은 듯 가면을 손에 들고 들어 간다.
가면을 쓰고 들어가야지~~~ 아들아~~~~
오후에 담임 선생님인 산드라에게서 메일이 도착.
사진이다.
열어 봤더니 단체 사진인데...
울 아들은 키가 커서 뒤쪽에 서서 얼굴 쪼금 보인다.
거기다 마스크까지 쓰고 있으니 내 새끼 잘 안 보이네.
집에 와서는 누구는 경찰인데 총이 여러 개였다고,
누구는 스파이더맨이고, 누구는 마녀였고...
다음에는 완벽한 복장의 스파이더맨을 하고 싶단다.
엄마가 찾아서 미리 준비해 놓을 께.
가면부터 옷이랑 장갑이랑 다.
재잘재잘 말도 많은 울 아들.
기분 좋은 행복한 날이었구나. 내 새끼.
매일매일 이렇게 행복해야지.
이제 2주간 봄 방학이네.
엄마랑 매일 늦잠 자자.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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