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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나이들면서 적응해야 하는 또 하나 "임플란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4. 14.

처음 어금니가 흔들린 것은 4년 전이었다.

어금니가 위로 올라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치가 빠지려고 흔들리듯이.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울 신랑도 헝가리에서 사업하면서 이가 많이 빠졌다.

뒤통수 맞을 때마다, 속 터져 혈압 오를 때마다 이가 빠지고,

당뇨로 또 잇몸이 약해지면서 이가 많이 빠졌다.

 

그런데,

매일매일 진짜 신경 많이 쓰고 관리하던 내 이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응급 처치하면서 안 빼고 버텼다.

그러다 옆에 이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때 뺄 것을..... ㅠㅠ

작년 6월에 어금니 5개를 뺐다.

자그마치 어금니 5개를.

그리고 작년 9월에 임플란트를 위해서 위 어금니 부분에

인공뼈(뼈가 다 삭아서 없어졌단다.)를 삽입하고,

아래 어금니 뼈는 남아 있어서 보철을 삽입하는 수술을 했다.

그리고 두 달 넘게 고생했다.

특히나 아래 어금니 뼈에 보철을 박은 부분이 얼얼하고 아리고 마취가 안 풀린 듯 찌릿찌릿

저린 느낌이 한 달 이상을 갔다.

입안의 속살을 씹는 거 매일이었고,

뜨거운 찜질을 거의 하루 종일 하다시피 했다.

특히나 밤에는 너무 심해서 뜨거운 물을 넣은 찜질 주머니를 계속 얼굴에 대고 살았다.

두 달쯤 지나니 조금씩 좋아졌고,

 

그리고 드디어 지난주, 이번 주 임플란트 4개가 끝났다.

난 임플란트는 나이가 60은 훌쩍 넘어서야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세상에.... 어금니가 흔들리고 옆과 위 어금니까지 다 흔들리고 그렇게 

5개를 빼고 이 없이 몇 달을 살 줄은 몰랐다.

 

어제 새 인공니를 다 하고 집에 왔는데....

어금니 없이 근 10개월을 살다가 이를 끼우니 그 사이 이들이 옆으로 틈이 다 벌어졌었나 보다.

이를 끼우자마자 이들이 쪼여지면서 빡빡한 느낌이 들고,

아랫니는 밀리면서 고르던 내 치아가 조금씩 틀어졌다.

거울로 보면서 어찌나 속상하던지...

 

항상 치아가 고르고 예쁘단 소리를 들었었는데.

웃을 때면 이가 예쁘단 소리는 단골이었는데.

이젠 삐뚤빼뚤 해졌다.

 

그래도 기술이 좋아져서 임플란트라는 것을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틀니가 아니고.

참 좋은 세상인 것은 분명한데 돈도 엄청 들었다.

그것도 예전에 비하면 엄청 싸졌다고 하지만서도 그래도 비싸다.

치과는. ㅠㅠ

 

어제 마지막 치료를 하면서 6년 보증서란다.

무슨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요즘은 임플란트가 좋아져서 어느 나라에서든지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저 수첩을 꼭 가지고 다니란다.

 

나이 들면서 적응해야 하는 게 치과도 있구나.

임플란트.

 

큰 딸이 우스개 소리를 해 준다.

한 번의 기회를 더 준다면 뭘 원하느냐... 는 질문에 

많은 답 중의 하나가 이거였단다.

 

"하나님, 이를 어려서 한번 가는 건 너무 심합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몰랐습니다.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십시오.

철이 든 고생학생 때쯤 이를 한 번만 더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평생 한 번은 너무 심하고 야박합니다.  "

 

이 이야기를 듣고 너무 공감이 가서 웃었다.

정말 유치 한번 영구치로 가는 건 좀 심하다.

고등학생 때쯤 한 번 더 이를 뽑고 새로 나면 얼마나 좋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