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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네이버 파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9. 4.

며칠 전, 우체통에 초대장이 있었다.

여름 지나고 우리 집이 있는 거리에 있는 이웃들이

모두 모여서 안부도 나누고 교제하자는 내용이다.

초대장을 받고 울 아들 하는 말,

"엄마, 우리 집에서도 하자. 응? 다음에는 우리 집에서 하자"

아무래도 다음에는 우리 집 마당에서 

네이버 파티를 해야 할 듯싶다.

하람이 생일 파티 끝나고,

딸 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니 거의 8시가 다 되었기에

안 가려고 했는데, 내 차를 보자마자 옆 집 마리아 니니가 빨리 오란다.

그래서 급히 남편이 터키 출장에서 사 온 젤리? 를 가지고 갔다.

이름과 주소, 메일 주소, 연락처를 적는데,

우린 지난번에 적었기에 패스.

모두들 모여서는 우리 앞 집 새로 태어난 공주님 이야기,

얼마 전에 나타난 멧돼지 이야기,

마리아 니니의 딸이 11월에 출산 예정이라는 소식도.

그래서 나도 지난주에 졸업한 둘째 딸 사진도 보여주고,

한국에서 친정엄마가 다녀간 이야기도 하고.

밤 9시까지 이어진 네이버 파티.

모두들 케이크, 과자, 음료수, 와인... 한 가지씩 가지고 오니

풍성하다.

또 절대 집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다들 마당과 앞 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화장실이 필요할 때는 본인 집에 갔다 오고,

또 이야기하다가 급한 일이 있으면 집에 갔다가 다시 오기도 한다.

정말 다음에는 우리 집 마당에서 하자고 해야 할까 싶다.

우리 아들이 간절히 원하니까.

남편에게 소시지만 굽고, 다들 한 가지씩 가지고 오니 

큰 쓰레기 봉지만 걸어두면 될 것 같다고,

다음에는 우리 집에서 하자 말을 했다.

 

좋은 이웃이 있다는 건 큰 선물이다.

특히 아이들을 서로 알고 지켜보며 도움을 줄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