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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핑크핑크 생일 파티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3. 1. 18.

전화를 받은 남편이 물었다.

월요일 저녁에 생일 파티가 있는데 갈 수 있는지.

월요일? 

힘든데....

하다 맘을 바꿔서 가겠다고 했다.

우리 아들이랑 다 같이 가야 하는 생일 파티였다.

남편 혼자만 가기는 좀 그런 생일 파티였다.

하겸이 솔피지 수업 결석하고 학교에서 하겸이 태워서 바로 

백화점에 가서 블링블링 제일 화려고 제법 비싼 귀걸이 선물로 포장해서

생일 파티로 장소로 갔다.

왜그리 비가 오는지... 겨울인데....

절대 나는 할 수 없는 블링블링 칼라풀한 큼지막한 귀걸이 

생일 파티 장소 입구에 핑크 풍선이....

4년 전? 아들 생일 파티 때는 파란색 풍선으로 가득 채웠었다.

그냥 생일 파티려니 하고 왔는데...

27살에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느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그냥 하고 싶어서 가족, 친구, 지인 다 초대해서 한다고.

 

테이블에 네임카드가...

우리 이름 찾기 

울 아들 신났다. 게임인줄 아는 모양이다.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는 분들.

뮤지션들이 많았는데 얼굴은 알고 노래, 연주를 들었지만

이름이 연결이 안된다. 

학교에서 바로 온 우리 아들,

배 고프단다. 

언제 밥 먹느냐고....

마거 졸탄의 늦둥이 딸 엘리자베쓰.

엘리자베쓰가 태어 났을 때 한복을 선물하고,

생일 때는 자개로 만든 보석함을 선물했었다.

그 아가가 오늘 드레스를 입고 머리도 예쁘게 장식하고는

아빠 손을 잡고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네.

그런데 요 귀여운 아가씨가 우리 아들이 맘에 드나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와서는 우리 아들 손을 잡네.

수줍은 울 아드님은 말이 없고.

제니퍼에게 생일 선물을 전달하고,

그런데 수줍은 울 아드님은

뿌시뿌시(볼에 뽀뽀)를 못했다.

계속 하겸이만 쳐다보고 하겸이 쪽으로 오려고 하던 엘리자베쓰가

엄마, 할머니 손을 잡아 끌고 와서는 하겸이 옆에 앉는다.

그러더니 바로 하겸이 손을 잡는 엘리자베쓰.

엘리자베쓰가 아기였을 때 남편이 안고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신기한지 자기 사진을 본다.

화장실 가고 싶다는 아들 데리고 나오니 밖에 오늘 받은 꽃들을 

꽃병에 꽂아 놓았다.

꽃 향기가 너무 강해서 실내에 모아 놓으면 절대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 만큼 강했다.

오늘 생일 파티는 제니퍼의 27살 생일인데

어째 엘리자베쓰가 주인공 같다.

사랑 많이 받고 자라서 밝고 스스럼없이 누구에게나 다가간다.

 

오늘도 우린 생일 케이크는 구경도 못하고 나왔다.

생일 케이크를 먹으려면 아마도 한 두시간은 더 있어야 할 듯싶어

우린 식사만 하고 바로 나왔다.

그런데도 9시 다 되었으니.....

내일 울 아들 학교도 가야 하는데....

우리 평일에는 이제 웬만하면 거절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월요일 저녁에 생일 파티라니...

재밌지만 피곤하다.

월요일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