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이르드에 살 때 전기가 끊겼었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그리고 어제 전기가 끊겼다.
대사관에 갔다가 집에 와서 메일 확인도 하고 인터넷으로
일을 좀 하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가서 잠깐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데... 아니다.
나가서 우리 옆 집은 개인 병원이니 어떤가 싶어 물어보니 괜찮단다.
그러니 우리 집만 전기가 끊긴 것이다.
남편에게 전화하고,
우체통을 보니
뭐지?
종이가....
헐~~~
돈을 안내서 전기를 끊었단다.
꼴랑 한 달인데
그리고 남편은 전기 요금 고지서를 받지 못했다고 하고.
진짜 황당한 건 느리고 느려터진 헝가리가 이런 건 어찌나 빠른지.
순식간에 와서 전기를 끊어 놓고 다시 전기 연결은 또 느리고 더디다.
남편은 전기 끊고 간 오후 2시부터 계속 사무실에서 전기를 다시 연결
시키려고 노력하느라 찬양 집회에도 못 오고.
나만 하겸이 데리고 예배당으로 가고.
분위기 내는 이벤트가 아니다.
전기가 끊겨서는 찬양 집회 갔다가 집에 오니 너무 어두워서....
있는 초 다 꺼내서 켜고,
핸드폰으로 불을 밝히는데 배터리 다 나가면 안되기에
보조 배터리 다 꺼내고.
남편은 요즘 식단 조절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이 캄캄한 속에서는....
급히 휴대용 가스 찾아서 라면을 끓였다.
계단에 촛불 켜서 놓고.
아침은 또 간단히 계란 삶아서 샐러드랑 남편 아침 주고
바로 정비소로 갔다.
아침 8시 넘어 바로 출발했는데 아침 출근길 정말 오랜만이라
차가 엄청 막히는 걸 깜박했다.
늦었다.... ㅠㅠ
곧 개강인데 이번 학기 수업은 아침 일찍이다.
엄청 일찍 출발해야겠구나... 안 그러면 지각이네. ㅠㅠ
대충 한 시간 정도면 되려나... 했는데
웬걸 거의 3시간이나 걸렸다.
토지 오디오 북을 3시간 내내 들었다.
박 경리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만 계속하면서.
그리고 집에 오니 그냥 3시간 기다리기만 했는데 초 죽음이다.
그리고...
남편이 전화를 했다.
곧 전기 연결하러 올 거라고.
그리고 정말 1시간쯤 지나자 전기를 연결하러 왔다.
두 분이.
한 분은 아래서, 또 한분은 전봇대 위에서.
어제도 저 전봇대 위로 올라가서 우리 집 전기를 끊은 것이란다.
물어보니....
어이없음.
그리고 오늘도 다시 올라가셔서는 연결을 하네.
그런데 울 태산이 원래 남자 특히나 복장이 깔끔하지 않으면 으르렁 거리는데
아저씨들 태산이 무서워 안 들어오려고 한다.
그래서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전에 태산이 선물로 받아서 숨겨 두었던 개 껌.
걱정했는데 전기 다 연결하고 떠나실 때까지 큰 개껌 하나로 행복한 울 태산이
아저씨들 가거나 말거나 개껌 뜯느라 어찌나 조용하던지.
25시간 만에 드디어 전기가 들어오고.
울 아들 태블릿, 내 노트북, 핸드폰, 보조 배터리... 충전할 게 어찌나 많은지.
냉장고, 냉동고 돌아가는 소리에 안심이 되고.
아래 보일러 돌아가니 저녁에 아들 샤워 시킬 수 있으니
감사하고.
하루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오늘도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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