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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울 아들 2주 방학 일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3. 3. 6.

2주의 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우리 아들 수영장 가방까지 가방 2개 들고 학교에 갔다.

 

Superfly에서 2시간을 땀 엄청 흘리며 어찌나 신나게 놀던지.

땀범벅이 되어서 집에 온 날.

더 놀고 싶다는 말은 이젠 하도 들어서 그러려니.... 하는 에미다.

너무 땀을 많이 흘린 날은 거품 풀어서 물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그럼 또 한 시간을 논다. 

올 해는 아침 1교시에 내 수업이 있어서 

아침 7시 10분에 수업 가면서 아빠랑 같이 놀다가 사무실에 가 있으라

했더니 수업하고 오니 아빠 사무실에서 비행기 만들었단다.

이젠 뭘 만들어도 크기도 커진다.

이제 집에 가자 하니 아빠 사무실에서 조금밖에 못 놀았단다.

아빠는 한 시간 놀았으니 엄마랑 가라 하고.

아들아~~~ 

아빠 일 하셔야 됩니다. 놀이터가 아닙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명진이 형아가 선물로 준 씨드래곤이다.

물을 넣고 작은 봉지에 담긴 것을 털어 넣고 공기를 넣었더니 

정말 작은 물고기가 생겼다.

분명 마른 것들이었다. 어찌 보면 먼지나 씨앗, 가루 같은 것들.

어찌나 신기한지....

그리고 잘 키우면 알도 낳고 6개월 이상 산다고 했는데 벌써 3개월을 살았다.

정말 알도 낳으려나 보다.

살아있는 것을 산 것이 아닌데 이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태블릿으로 사진을 보여주면서 갖고 싶다는 아들.

칼림바다.

그래서 사줬더니만 박스에서 꺼내서 하나하나 건드려 보면서

음을 찾더니 바로 차 안에서 도레미송을 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 열심히 연습하는 아들.

칼림바로 연습하고 피아노에서 또 확인하면서 도레미송을 거의 다 연주한다.

우리 하겸이는 헌금기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헌금기도 순서에 결석이라도 하면 바로 손들고 나가서 기도한다.

이 날도 헌금기도 순서인 학생이 여행 중이라 못하자

바로 자기가 하겠다며 나가서 기도하는 아들.

멋진 하나님 아들입니다.  하겸이. ^ ^

3월 1일 태극기를 달았다.

작년에도 물어보더니 올 해도 물어본다.

"엄마, 왜 태극기 달아?"

이렇게 매년 물어보다 보면 어느 날은 안 물어보고

아~~~ 삼일절이구나... 하겠지.

varosligeti jatszoter 에서 마크, 주드랑 신나게 놀았다.

영웅광장 옆에 큰 놀이터를 잘 만들어 놓았다.

커피랑 읽을 책이랑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면 하루는

거뜬히 놀 수 있는 곳이다.

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찌나 예쁘던지.

이 미끄럼을 무섭다고 안 탔었다.

통 속이 캄캄해서 무섭다고.

그런데 세 명이 함께 타고 내려오니 우리 아들 하나도 안 무섭고

재밌다면서 계속 올라가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온다.

오늘 또 하나 새롭게 경험한 우리 아들.

과자랑 음료수 먹다가 다 들고는 저 높은 곳으로 가서는

저기서 간식을 먹는 아이들.

사내 녀석들은 참 다르긴 다르다.

테이블에서 먹고 갈 것이지 다 들고 가서는 저기서 먹고

물병을 아래도 던지면서 논다.

새로 산 물병인데..... ㅠㅠ

마지막은 모래 놀이다.

바지며 양말 속까지 모래다. 

이제 가자~~ 하면 안 된다. 갑자기 가자 하면 반발이 심하다. 

지금부터 10분 뒤에 출발할 거니까 딱 하나만 더 놀고 오세요~~

했더니 바로 뛰어가는 아이들.

항상 이동할 때면 5분이나 10분을 마지막으로 줘야 한다. 

3시간 30분을 놀고 헤어지는데 우리 아들 더 놀고 싶단다.

엄마는 핫팩 주무르며 앉아 있어 힘든데 울 아들은 너무 재밌고

신이 나서 더 놀고 싶다 하니...

겨우 설득해서 집에 가는 길. 

뭐 하나 놀이가 아닌 게 없다.

저 구멍 속을 저렇게 꼭 통과하며 가야 하는 건지....

마크 엄마랑 아들들 옷은 너무 쉽게 닳아서 구멍이 나고 

신발도 구멍이 난다며 웃었다.

 

오랜만에 해가 좋아서 밖에서 축구하는 아들.

마당에서 저리 놀아야지 안 그러면 집에서 게임하거나

TV 보면 2~3시간이 금방이다. 

친구 집에 놀러 가서는 이모가 자고 가라 하니 처음에는

신나서 그런다고 했던 아들.

설마.... 울 아들 이제 다 커서 첫 외박이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밤 11시 넘어 집에 오겠다고. 

어이없음.

와서 하는 말이,

"자려고 했는데 엄마 안고 뽀뽀도 하고 싶고 고민하다가

이모한테 갔더니 이모가 "집에 가고 싶어?" 해서 네 했어"

에휴~~~ 그럼 그렇지... ㅎㅎㅎ

괜스레 자고 간다 해서는 한 밤중에 빈이 이모만 야밤에 산책했네.

집이 우리 집이랑 5분 거리라 다행이지.. 

어찌나 미안하던지.

선물로 받은 독특한 큐브도 맞추고,

큰누나가 옆에서 보더니 그저 신기하다며 폭풍 칭찬을 해주고,

신이 난 우리 아들 더 열심히 빨리 큐브를 맞춘다.

큰누나가 오면 루미큐브하고 싶었는데 손님이 오셔서

같이 못한 울 아들.

손님 가시자 한 번만 꼭 하고 싶단다.

그러자 하고 밤 11시가 넘어서 시작한 루미큐브.

이번에도 큰 누나가 1등, 우리 아들은 큰 누나의 도움으로 2등.

숫자 계산 잘 못하는 엄마는 3등.

옆에서 루미큐브 룰을 익히려고 계속 질문하면서 훈수 두시는 아빠.

밤 12시 훌쩍 넘어 아들 재우고 정리하니 새벽 1시 30분이 넘었다. 

비엔나 다녀오시면서 선물로 받아오신 한국 배.

우리 아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저 큰 배를 혼자서 다 먹는다.

하나 깎으면 그 자리에서.

한국이면 바로 사다가 계속 주련만 헝가리에서는 쉽지가 않다.

내 새끼 입에 들어가니 안 먹어도 배부른데....

배 하나 살짝 냉장고에 넣었다.

맵다고 김치 안 먹는 아들을 위해 백김치 담기 위해서.

출장 오시는 분이 선물로 주신 김인데

"엄마,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이야"

하면서 저 김에만 밥 한 공기 뚝딱 먹는다.

그런데 지난 주로 다 먹고 이젠 없다.

우리 아들이 제일 맛있는 김이라고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한국에 주문을 한다나.....

2주의 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우리 아들 학교에 가는 날,

3월 6일 월요일,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함박눈이.... 

쌓이다가 녹긴 했지만....

그래도 봄이야.

눈이 왔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