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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엘떼 대학 수업(ELTE 대학)

엘떼 대학 한국어과 15주년 행사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5. 3.

올 해로 엘떼 대학의 한국어과가 15주년이 되었다.

처음 한국어과가 생긴다고 했을 때 엄청 기분이 좋았었다.

지금은 인기 학과가 되었고, 

학생 수도 너무 많아 강의실이 좁아서 더 받지 못할 정도다.

한국어과가 자리 잡게 되는 데에 울 신랑도 큰 몫을 했다.

단국대랑 연결해서 교환교수가 올 수 있게 해 주었으니까.

난 벌써 2년이 되었다.

시간 강사로, 원어민 선생님으로 학생들을 가르친 지.

시간이 참 빠르다.

10시 30분에 아들이랑 같이 학교에 도착.

아들이 다음 주까지 방학이라서....

앞에서는 순서 익히느라 식 예행연습하고,

우린 뒤에서 음식 정리하고(음식은 다른 곳에서 해오셨고 정리만 도와드렸다.)

한복 다림질 하시고, 모두들 바쁘게 준비하고.

식이 시작하고,

두 학생이 한국어, 헝가리어로 사회를 보고,

축사가 끝나고 학생들이 한국어과 15주년을 짧은 연극으로 보여 주었다. 

삼성 SDI에서 푸드트럭을 보내 주셨다.

김치전과 떡볶이.

비가 내리는데 줄이 너무 길다....

그런데... 너무 느리다...

이렇게 긴 줄 기다리다가 30분은 더 걸리지 싶고,

울 아들 매워서 못 먹을 것 같기에 줄 섰다가 우린 안 먹기로 했다.

2시부터 인형 접기를 시작해야 해서 시간이 별로 없었다. 

견본으로 만들어 간 인형 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함께 진행하는 박 선생님과 도우미 학생들에게 저고리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그런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대충 설명해서 처음에는 좀 힘들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아 연습을 못 하셔서.

그래도 몇 번 해보더니 헝가리 학생도 능숙하게 옆에서 친구들을 도와주어

75명이 인형을 만들었다.

100개를 가지고 갖는데 집에 와서 보이 24개의 인형머리가 남았다.

2시간 동안 70명이 넘게 만들었으니.... 

땀이 얼마나 많이 나던지....

다리 아픈지도 몰랐다. 어찌나 줄을 서서들 기다리는지.

 

학생들과 직원들, 다른 과 선생님들.. 오셔서 인형을 만들고는

어찌나 좋아들 하시는지.

환희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한국말로 인사들을 하시고 가셔서

정말 힘든 줄 모르고 했다.

옆에서는 윷놀이를 하고,

한복 입고 사진 찍기도 하고,

K-팝 댄스도 하고,

중간중간 행운권 추첨도 했다.

울 아들 첼로 레슨이 있어 4시 10분에 서둘러 난 출발을 하고,

선생님들은 마지막 프로그램을 진행하셨다.

울 아들은 차가 너무 막혀서(앞에서 난 사고로) 첼로에 늦었다.

금요일,

오늘은 골든벨(한국 퀴즈 대회)이랑 학생들 콘퍼런스가 있지만 

난 집에서 쉬기로. 울 아들 방학이라서...

남편 회사에서  골든벨 상품으로 삼성 태블릿이랑 삼성 갤럭시 버즈를

상품으로 기증했다.

 

난 남편 회사에서 헝가리 학생들에게 많은 장학금을 하면 좋겠단 바람이 있다.

올해부터 시작한다 해서 어찌나 기쁘던지.

앞으로도 더 많이 장학사업을 남편 회사가 하면 좋겠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 동안 이젠 그리 살면 좋겠다.

내가 대학 때 다음 학기 등록금을 걱정하며 살아서,

매일 시간과의 싸움으로 잠도 못 자고 일하며 대학원 공부를 해서,

정말 정말 누군가가 나에게 장학금을 준다면, 아니 빌려 준다면

나중에 갚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돈 걱정 없이 도서관에서 책만 보고, 공부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소원이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주말이면 한국 식당에서 늦게까지 아르바이트하면서 

올여름에 한국에 두 달 동안 갈 거라고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한국 돈을 줬다. 맛있는 거 사 먹고 조심하고 재밌게 잘 다녀오라고.

젊으니까... 뭐든 다 해볼 수 있는 나이니까.

그때 난 돈 벌어야 하는 것 때문에 참 힘들었었는데.

지금도 그런 학생들이 참 많아서.....

돈 벌어 잘 쓰고 싶은데 돈 벌일 이 없으니... 

그저 하나님 바라보고 울 신랑만 쳐다본다. 

 

나중에 받은 사진들.

본인이 만든 인형과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았다.

그만큼 좋았다는 증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