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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아들의 세 명의 새 친구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7. 25.

 지난 주일 오후에 마라탕을 먹으러 갔을 때,

하겸이랑 같이 재료를 담는데 옆에 있던 청년이

중국 음료수 하나를 추천해 주셨다.

본인이 마라탕이랑 먹을 때 좋았다면서.

"감사합니다." 인사드리고 우리도 하나 주문했다.

그런데 다시 컵에 얼음을 가득 담아 보여주면서

얼음에 시원하게 드시면 더 좋아요 하고 알려 준다.

그런데 어린 청년의 친절이 가슴에 담기면서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에게 경계하지 않고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거는데 언제부터 나는 멀리서 한국 말이 들리면 살짝

돌아가거나 못 들은 척하면서 피하게 되었는지...

남편은 언제나 낯선 한국 사람들을 특히 청년들을 보면 먼저

말을 걸고 도움을 주곤 했었다.

우리 집에 데리고 와서 식사도, 어떤 경우에는 우리 집에서 머물다

가기도 하고, 난감한 일에는 재정적인 도움도 주곤 했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나는 한국 사람이 무서워 숨는 지경이 

되었으니.....

다시 용기를 내야 겠다. 이 친절한 청년처럼.

그래서 그때까지 고민만 하던 것을 결정했다.

바로 카페에 13년,15년 생 아들이 있다는 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저는 14년생 아들이 있어요. 시간되면 같이 만나서 놀아요.

하고.

그러자 바로 답이 왔다.

월요일에 8살 아들 있는 엄마랑 만나기로 했다고,

우리도 준비해서 월요일 오전에 바로쉬씨겟 놀이터로 나갔다.

설레는 마음으로.

네 명의 아들들이 한 시간여는 서로 눈치보듯 거리를 두고 

빙글빙글 돌면서 노는 듯 안 노는 듯 그랬다.

우리 아들도 혼자 슬러시 다 먹은 컵에 모래 담아

장난하고 컵에 걸린 저거는 꼭 저렇게 걸어야 한다고. ㅎㅎ

 

그러더니 점심으로 피자를 먹고 나더니만 

급 친해지더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

한 살위 형아가 울 아들하고 비슷한 성향으로 

둘이 잘 맞아서 재밌게 놀고.

원래는 2시간여 놀다가 골프 연습하러 가기로 했는데

2시간이 지나서야 신나게 놀기 시작해서 골프장은 생략.

그렇게 오후 6시가 다 되어서 헤어졌다.

아쉬워서 수요일에 만나서 아쿠아 월드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저녁에 우리 아들

"엄마 나한테 새 친구가 세명이나 생겼어."

하더니,

"형아는 석현이 형아 같아. 나랑 잘 맞아." 한다.

용기 내서 문자 보낸 나한테 스스로 칭찬했다.

우리 아들에게 새 친구가 생겼으니. ^ ^

 

 

화요일 밤,

8살 동생이 콧물 난다는 소식에 울 아들 긴장하고,

내일 너무 기대가 된다고 설레면서 아쿠아 월드에 가려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아침에 아쿠아 월드에 갈 수 있다고 하니 

"엄마가 기도했어?" 하고 묻는다.

얼마나 가고 싶은 마음이 큰지. ㅎㅎ

월요일에 만나서 친해졌다고 아쿠아 월드에서는 11시에 만나서

6시가 넘어서 나올 때까지 4명이 너무너무 잘 놀았다.

실내, 실외를 오가면서 엄마를 찾지도 않고 어찌나 재밌게 노는지.

울 아들 차에 타니 코를 골고 잔다.

(집에 도착해서는 잠깐 잤다고 또 10시 넘어 거의 11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지만..)

울 아들 너무너무 재밌었다고.

또 언제 만나서 놀 거냐고 묻는다.

오늘은 쉬고, 엄마 사무실에 잠깐 나가고,

다음 주에 만나서 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