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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영국

아들이랑 단 둘이 떠난 좌충우돌 런던 여행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10. 26.

아들은 스페인으로 레알마드리드를 보러 가자 했다.

엄마가 아들이랑 단 둘이 여행을 간다 하니 그래도 영어가 

조금이라도 통하는 곳이 좋지 않겠느냐며 영국으로 가란다.

그래서 토트넘 홋스퍼에 가기로 하고 런던으로 정했다.

그리고.... 그날 부터 울 신랑 밤새 노트북 붙잡고 호텔 예약하랴..

투어 알아보랴... 딸들도 엄마 길 잃을까 봐서 이것저것 단톡방으로

보내오고, 큰 딸은 구글맵 보는 법 다시 설명하고...

그렇게 전쟁 치르듯 하고 아들이랑 떠난 런던 여행.

정말 전쟁처럼 다녀왔다. 

2016년 7월에 우리 아들 2살 때 누나들이랑 같이 런던에 갔었다.

유모차를 타고, 지하철 탈 때마다 누나 둘이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엄마 배낭 옆에 울 아들 쉬아통 꽂고 그렇게 다녔었는데.

2024년 10살이 된 우리 아들이 엄마랑 단 둘이 런던에 왔다.

아들,

우리 잘 해보자. 파이팅!!

외치며 비행기 안에서 둘이 셀카도 찍고.

비행기에서 내리면 남편이 예약한 택시가 있으니 만나야 하는데

그쪽에서 보내 준 곳은 주차장 아래쪽인데 기사아저씨는 전화를 

해서는 자꾸만 위에, 위에를 외치고.

우여곡절 끝에 택시 아저씨 만나 호텔에 도착.

 호텔 옆 블록에 매일 점심에만 서는 장이 있었다.

아들은 간장소스로, 엄마는 매콤한 소스로 닭고기를 

주문해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울 아들 런던에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단다.

한국 분이 하는 곳이라 울 아들 입맛에 잘 맞았다.

물은 바로 옆 테스코에서 사면 싸다고 친절히 알려주셔서

음식 만드는 동안 테스코에 가서 물 두병을 샀다.

나중에 알았다. 물 한 병이 테스코에서는 0.85 파운드(1500원)인데

박물관 안에서는 2.5파운드(4500원).

레스토랑에서는 4파운드(7200원)를 받았다. 물 한 병을......

저렇게 두 개에 8파운드씩 해서 16파운드.. 그러니까.. 28,710원이다.

영국 물가 정말 비싸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여긴 그래도 맛도 좋고 괜찮았다.

일단 교통카드부터 샀다.

한 장에 7파운드씩(12,560) 주고 30파운드씩 넣었는데...(각 5만4천원)

정신 차리고 보니 너무 많이 돈을 넣었다. 

식사 맛있게 하고 남편이 예약해 준 "해리포터 촬영지 투어"를

하기 위해서 빅토리아 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런던 브리지 스테이션으로

갔더니만... 이상하다.... 

다시 보니... 이런... 이런....

런던 브리지 스테이션은 투어를 끝내는 장소였던 것이다.

우리가 만나야 하는 곳은....

King's Cross Station에서 내려서 Platform 9의 3/4에서 만나는 거였다.

괜찮아, 괜찮아, 시간 여유 있어...

다시 지하철 갈아타고 갈아타고 킹스 크로스 역으로 갔다.

아들 데리고 혼자 여행 간 마누라가 너무 걱정이 된 신랑은

공항에서 택시 드라이버 찾는 것부터 요란하니 더 걱정이 되어

잘 가고 있느냐고 묻더니만.. 방향이 잘 못 됐다고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다고... 다시 자세한 지도 캡처해서 보내주고,

투어 끝나면 호텔 잘 찾아가려나 싶어 또 보내 주고....

아~~~ 

여기구나.

해리 포터 촬영한 곳이. 드디어 찾았다.

하겸아,

하겸이도 사진 찍자.

했더니만...

싫다는 우리 아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니 싫은 우리 아들.

그래서 울 아들은 사진을 안 찍었다. 

축구선수 홀란드를 닮았다는 가이드 청년이다.

악센트가 어찌나 강한지....

트라팔가 광장에서 가이드가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 주었다. ( trafalgar_square)

런던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한 해리포터 촬영지 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만 7 천보를 걸었다. 

울 아들 발바닥이 하얗게 변했다며 보여주는데..

아고... 냄새야... ㅎㅎㅎ

의자 놓고 아들 발을 씻어 주었더니만

"엄마, 내가 왕이 된 느낌이야." 하며 웃는다. 

우리의 런던 여행 첫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