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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09년

2009년 spirit week를 즐기는 딸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11. 8.

모든 국제학교가 그러하듯 딸들이 다니는 학교도 이번 주가

spirit week였다.

첫날은 피자마 날이라 그나마 좀 수월했다.

 월요일엔 채플이 있었다.

예비반 아이들과 함께 잠옷 입고 가서 예배드릴 준비를 하는데

5학년이 들어 온다. 

작은 녀석 좋아하는 강아지 인형을 끌어안고 잠옷 입고 들어와 앉는다.

설교하시는 목사님도 그날 연극을 준비한 6학년도 다 잠옷 차림이었다.

6학년 선생님도 잠옷 입고 해설을 하고 계신다.

잠옷입고 예배드리는 것 상상도 못 했었다. 한국에서는......

 화요일은 쌍둥이 날. 작은 녀석은 월드컵 응원 티셔츠를 3장 가지고

가서 유리랑 에다랑 함께 입었다.

수요일은 너드 데이였다. 공부는 잘하지만 패션감각은 꽝인 공붓벌레로

꾸며야 하는데 내 눈에는 패션이 멋진 녀석이라 영~~~~

나름 구멍 난 스타킹까지 신었지만 그래도 어색해 보이지가 않는다.

멋쟁이 베로니카가 저리 변신을 했다.

버실리에게 "누군지 알겠어?" 물어보니

빤히 쳐다보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베로니카가 안경과 가짜 이를 빼고 보여주니 그제사 배꼽을 잡고

웃는 예비반 아이들.

선생님들의 변신이 정말 빛이난 날이었다.

다 사진을 올리고 싶었지만...... 물어보질 않았기에......

그래서 화요일은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어찌나 많이 웃었는지

광대뼈가 다 아플 정도였다.

목요일은 크레이지 헤어와 타이 데이였다.

아빠 넥타이 목에 걸고 하은이는 가발을 하빈이는 머리에 저걸 뭐라고 

하나....?   어쨌든 롤을 달고 학교에 갔다.

 하빈이가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저학년 아이들이 웃기 시작을 했다.

일단 성공이다.

 7학년 하은이반 친구들. 멋진데 까띠야~~~

금요일은 스쿨 칼라로 옷을 입고들 운동장에 모였다.

전교생이라고 해야 150명이 안 되는 작은 학교라서 예비반부터 12학년까지

다 모여도 어수선하지가 않다.

 저리들 다 모여서 간단한 게임을 하고 응원도 하고,

 5학년 하빈이반은 얼굴에 학교 심벌인 라이언의 발바닥을 저리

찍고 나왔다.

에구~~~~ 이쁜 것들.

아이들 군기담당인 짐목사님과 6학년 선생님의 대결.

점핑볼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져 뒹굴고.....

아이들 너무 재미있어 배를 잡고 웃는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로 학생대표들과 선생님들의 배구시합.

학생대표팀이 이기면 하루 교복을 안 입고 사복을 입는다.

선생님들이 이기면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출근해도 된다. 하루만.

선생님들이 이겼다.

다음 주 하루 편한 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게 되었다.

금요일 오후 pep rally를 끝으로 일주일이 끝났다.

 

부다페스트에도 500명이 넘는 큰 학교가 두 곳이나 있다.

남편과 난 하은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기독교 학교를 정해 놓고

이사까지 하면서 준비를 했었다.

디오쉬드와 부다페스트 지금 아이들이 다니는 크리스천 학교는 규모가 작다.

디오쉬드 ICSB는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고,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GGIS는 140여 명 정도이다.

그래서 전교생이 서로 너무나 잘 알고 가족들도 알고 집안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다 알고 지낸다.

아침 기도 시간이면 출장 간 아빠를 위해서, 감기 걸린 동생을 위해서,

동생을 임신한 엄마와 뱃속의 아기를 위해서, 방문했다가 되돌아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서....... 기도제목도 어찌나 많은지.

큰 학교는 또 나름대로 장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작은 크리스천 학교를 선택했고 작은 학교의 좋고 편안한 점을

언제나 즐기고 감사하려고 한다.

월요일 아침 출근을 했는데 미스터 라이언이 말한다.

하은이가 아침 한국 아이들을 위한 예배 시간에 통역을 하게 되었다고.....

그래서 하은이가 많이 긴장을 하고 있다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한국, 중국, 헝가리 아이들만 따로 예배를 드린다.

그때 모국어 통역을 하게 되는데 그전에는 고학년 한국 오빠가 했었단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날은 하은이가 하게 된 것이었다.

너무 기뻤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작은 학교라서 참 감사하다, 내 아이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그리 기도하며 지냈었다.

집에 와서 물어보니 어찌 알았나 하는 얼굴이다.

많이 떨렸었나 보다. 그리고 그냥 그럭저럭 했단다.

이런 기회가 많이 있으면 좋겠다.

영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헝가리 말로, 영어를 헝가리 말로.... 그리

통역할 수 있는 기회가 말이다.

이제 13살인 하은이가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참 감사하고 즐겁고 기쁜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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