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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아빠를 실망하게 해서 미안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8. 12. 22.

우리 아들 크리스마스 발표회라서 에미는 너무 오랜만의 유치원 발표회에 그저 신이 나고,

울 아들이 12월부터 입에 달고 사는 크리스마스 캐럴도 같이 부르고,

그랬다.

 

선생님 드릴 카드도 만들고, 선물도 준비했다.

유자차랑 핸드크림.

 

요건 팔,다리가 쫌 짧다.... 4살 한복인데...

 

요건 맞다. 5살 한복.

위 저고리는 하랑이 형아가 준 한복.

 

요건 아빠가 사주신 한복.

아래 아빠가 사주신 한복으로 입을까.... 하고 준비를 했다.

우리 아들이 웬일로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한복을 입어 준다 해서.

그래도 살짝 불안해서 검정 바지에 흰옷을 입혀서 보냈다.

유치원에.

만약에 맘이 바뀌면 다시 갈아입힐 수 없기에....

 

이르드 아주 유명한 빵집에 아침부터 가서 줄을 섰다.

 

그냥 집에 왔다.

사 가지고 가기 미안해서. 아들한테.

도넛 반죽을 해서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공룡이랑 별, 하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유치원에 갔는데....

우리 아들이....

노래 안 하고 싶단다.

크리스마스 쇼 하기 싫단다.

학부모들이 모두 오니 긴장을 했다.

그래서 우리 하겸이 자리가 저리 비어 있다.

하겸이는 엄마, 아빠들 앉는 자리에 같이 앉아서는 심란한 표정으로....

 

다람쥐라고 해서 내가 두 개를 만들어서 보냈었다.

주지꺼랑 에녹이랑 둘이 다람쥐라서.

그런데....

울 하겸에녹이 싫다고 안 하는 바람이 주지꺼 혼자서 다람쥐를 했다.

발표회 끝나고 겨우 이 사진 한 장 찍었다.

오늘 심기 아주 불편한 우리 아드님이시다.

 

나오기 전에 가족사진 한장 찍자 했더니만 그것도 싫다고...

아빠가 회사에서 울 아들 노래 부르는 것 보기 위해 오셨는데....

 

선생님이랑 유치원에서 만들었다는 선물.

헝가리 유치원은 어머니날이나 크리스마스... 발표회를 하면 꼭 부모들 선물을

아이들이 준비를 해서 준다.

카드도 만들고, 작은 화분도 주고.

 

 

 

오늘 아이들에게 유치원에서 준 선물.

집에 와서 꼼꼼하게 만드는 하겸이.

 

그런데....

아빠가 실망했다는 말에 울 아들 아빠한테 미안하다고.

엄마도 속상하다 했더니

다음에는 꼭 하겸이 자리에 친구들이랑 같이 있겠다고 약속을 한다.

아빠를 보더니

시무룩해서 안기면서

"아빠를 실망하게 해서 아빠한테 미안해"

한다.

에휴~~~~

딸들 키울 때는 이런 일이 없었기에...

하겸이는 좀 예민한 부분이 있어서 어쩌면... 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갔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긴장해서는 안 한다고.

집에 와서는 다음에는 친구들이랑 노래도 부르고 같이 있겠다고 약속을 하지만

성격이기에....

나하고만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헝가리 말을 아직 잘 못하니까 자꾸 주눅이 드나 보다.

가끔 억울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속상함도 있고.

자기가 말로 자기표현을 못하니 답답함에 힘든 시간을 보내는 우리 아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성격이 될까 봐서 좀 염려가 된다.

내년에는 헝가리 아이들 축구 클럽이나 스포츠 클럽을 알아봐야겠다.

 

우리 아들 올해도 많이 컸다.

내년에는 더 크겠지.

키도, 마음도, 지혜도.

사랑한다. 내 새끼.

하나님 귀한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