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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울 아들 새 운동화 신고 놀이터를 날아 다니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9. 8. 5.

울 아들 운동화는 앞이 구멍이 날 지경이다.

새 운동화가 유치원에서 친구들하고 자동차 타고 신나게 놀다 보면

발을 앞으로 세워서 끌면서 달리다가 바로 멈추다 보니 운동화 앞이 닳아 버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아들 작아진 신발은 집시 교회로 가지고 갔었는데,

이젠 누굴 줄 수가 없다.

 

난 몰랐었다.

 딸들이 집에 와서 아들 신발을 보더니 기겁을 한다.

그래서 보니....

그래서 신발을 사러 가기로 했다.

 

흰 신발도 멋지고,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파란색도 좋고,

그래서 두 개 다 샀다.

 

아빠랑 굴뚝 빵 안에 좋아하는 딸기 아이스크림 넣어서 먹고.

 

헐~~~ 크기도 해라.

 

 

우리 아들 놀이터에서 더 놀아야 하기에

아빠는 내일 예배당에 가져갈 수박을 사러 먼저 메트로로 가고,

우리 아들은 더 놀기로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한테 와서는

새 신발을 신고 싶단다.

그래서 샌들을 벗기고 새 운동화를 신겼더니

엄청 신이 나서 날아다닌다.

 

 

헐.... 새 신발을 신으니 용기도 생기나 보다.

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시네.

집에 오자마자  큰 누나한테 자랑을 한다.

누나~~ 누나~~~

나 신발 두 개나 샀어.

아빠가 두개나 사줬어.

바로 열어서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우리 딸들은 메이커 운동화 사려면 몇 번을 고민하고

그러다 겨우 하나 사고,... 그것도 쉽지 않았었는데

우리 아들이 복덩이다.

 

 

 

 

 

 

 

다음 주에 갈 동물원 따보르갈 가방을 챙기면서

아빠 명함이랑 용돈을 카드집에 넣어서 목에 걸어 줬더니

신이 나서 저리 아빠 위에서 논다.

동물원 따보르는 선글라스가 있어야 한다 하니

선글라스 쓰고 신이 나서 논다.

항상 아빠 등이 울 아들 놀이터다.

몇 번 밟아 드리고 용돈도 받는다.

 

아빠가 제일 좋단다. 울 아들은.

이렇게 매일 신나고 멋진 날들이길 에미는 바라고 바란다.

헝가리에서 외국인으로 그것도 눈에 띄는 동양 아이로 살아야 할

우리 아들이라서 에미는 안쓰럽다.

그저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