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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엄마는 착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7. 2.

하겸이가 만 6살이 되니(한국 나이로 7살이니 미운 7살 맞나 보다.) 통제할 일이 생기고,

그만해라, 꺼라, 이거 해라...할 일이 많아졌다.

결국 엄마가 큰 소리 한 번 내고,

아들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겸이가 원하는 좋은 엄마, 착한 엄마 하려면 하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만큼

하게 해 주고, 늦게 잠 안 자도 내버려 두고, 태블릿 보고 싶은 만큼 보게 해주는 것일 텐데,

그럼 그 엄마는 정말 나쁜 엄마야. 사랑하는 아들을 바보로 만들고 망치는 거거든."

가만히 듣는 울 아들,

"근데 엄마는 하겸이를 너무너무 사랑하다 보니까 그동안 안돼! 그만해! 이거 해!라는 말을

많이 못한 거야. 그래서 엄마가 생각해 보니까 하겸이 엄마는 좋은 엄마가 아닌 거 같아.

노엘 엄마랑 츄니 엄마는 노엘이랑 츄니를 사랑해서 태블릿도 못 보게 하고 9시면 잠자야 한다고

침대에 눕히고 불을 끄거든. 근데 엄마는 하겸이가 한번만~~ 한 번만~~ 할 때마다 자꾸 들어주다 보니까

하겸이가 너무너무 늦게 자고, 테블릿도 좀 많이 보게 되고, 그런거지. 그래서 엄마가 생각을 했는데

이제부터 엄마도 하겸이 한테 안돼! 그만해! 아주 강하게 할거야. 그게 하겸이를 사랑하는 거거든.

엄마도 하겸이 한테 좋은 엄마가 될 거야. 그래서 이제부터 엄마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리면 바로 

태블릿을 끄는 거야. 알았지?"

울 아들 심각하게 듣더니

" 응. 알았어."

그리고 가만히 있더니 

"엄마는 좋은 엄마야. 엄마는 착한 엄마야"

한다.

"고마워 아들, 근데 진짜 좋은 엄마는 아들이 속상해하고 화를 내도 안 되는 건 안된다고 해주는 엄마야.

앞으로 엄마가 하겸이 한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하겸이가 속상해해도 안된다고 할 거야

노엘 엄마랑, 츄니 엄마가 노엘이랑 츄니를 사랑 안 해서 혼내거나 핸드폰,테블릿 안 주는 게 아니고

너무 사랑하니까 아들을 위해서 안 주는 거거든. 엄마는 하겸이를 너무너무 많이 사랑하고 엄마 목숨보다

더 귀한 아들이니까 안돼! 그만해! 하지 마! 이런 말 앞으로 많이 할 거야"

"응"

대답은...잘 한다, 우리 새끼. 

 

딸들은 하은이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TV가 없었다. 우리 집에는.

핸드폰이나 이런 것도 정말 늦게 사줬었는데....

아들은 역시나 게임에 관심이 많고 은근 승부욕이 있다 보니 끝까지 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앞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을 적어서 붙여 놔야겠다.

이사 가면 하겸이 방이 생기고 놀이방 정리도 혼자 해야 하고. 

매일 상황극으로 우리 아들을 깨우면서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울 아들.

 

난 딸들도 그랬지만 우리 아들이 매일 많이 웃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프랑스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서 6시 40분이면 일어나야 하는 하겸이.

깊은 잠에 빠진 아들을 깨우기 미안해서 마사지도 하고,

뽀뽀 세례도 퍼붓고, 안고 노래도 부르면서 잠든 아들 옷 갈아 입혀 아빠가 안고 

차에 태워서 가곤 했었는데,

우리 아들 어느새 저리 컸는지 이젠 혼자서 일어날 때도 있다.

오늘 아침은 병원 상황극,

"환자가 숨을 안 쉬는 것 같아요. 심폐소생술을 하겠습니다."

두 손으로 아들 가슴 위에서 살짝살짝 누르니 빙긋빙긋 웃는다.

"눈을 한번 보겠습니다"

손가락으로 눈을 벌려서 살짝 보니 웃음이 터진 아들.

"환자가 조금 의식이 돌아온 듯합니다"

엄마 말에 다시 죽은 듯 꼼짝 안 하는 아들.

"어? 안 되겠습니다. 다시 심폐소생술을 하겠습니다."

두 손으로 가슴을 살짝살짝 누르니 까르르르~~~ 웃는 하겸이.

두 손으로 두 발을 잡고 쭉쭉이 몇 번 해주고,

"환자가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쭉쭉이로 키가 커지고, 고추도 쭉쭉이를 합니다."

누워 있는 아들 옷 갈아 입히고,

쉬아하고 시동 걸고 유치원 출발.

매일 아침 울 아들은 오늘처럼 환자도 되고,

샤크 맨도 되고, 스파이던 맨도 된다.

벌서 만 6살인 우리 아들.

내년만 되어도 이렇게 엄마랑 놀면서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혼자서 일어나고  샤워도 지금은 엄마랑 하지만 언젠가는 혼자서 문을 닫고 하겠지.

그래서 오늘 하루의 일상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면서 짜증 한번 안내는 귀하고 멋진 아들.

하나님의 특별한 귀한 선물 우리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