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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헝가리에서 병원 가기가 아직도 난 힘들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8. 2.

5월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코로나에 걸렸나?

검사를 두번을 했는데 음성이다.

열도 없고, 그냥 기침만 심했다.

목이 쉬고, 가슴 통증이 시작되고,

기침이 쉼 없이 계속되어서 밖을 나갈 때면 마스크를 해야 하고,

그래도 코로나 시대라서 주변 눈치가 보이고.

그런데 무엇보다 내가 힘들었다.

숨 쉬기도 힘들고, 밤에는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점점 기침이 심해지면서 목소리도 안 나오고,

무엇보다 가슴 통증이 심하고 기침으로 인해서 근육통도 동반하고.

정말 6월 한 달을 힘들게 보냈다.

우리 구역 홈닥터(하즈 오르보쉬)에게 가서 진통제랑 근육 이완제를 

처방받았는데...

이 근육 이완제가 문제였다.

아침에는 절반만 먹으라 해서 아주 작은 알약을 반 잘라서 

먹었는데 어지러워서 운전이 힘들 정도였다.

다시 의사에게 갔을 때 의사는 천식환자가 사용하는 것을 처방해 줬고,

그게 아주 효과가 있었다.

요거.

의사는 아침과 저녁에 두 번 품빠(펌프) 하라고만 했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 사용했더니 정말 확실히 좋아졌는데,

큰 딸이 와서 보고는 내가 잘 못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방법을 알려주네.

잘 못 사용했는데도 효과가 있었으니 요거 아주 좋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처방을 해줬는데...

그게,... 참 내.

 예약이 밀려서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단다.

정말 거의 반 이상 자연 치유된 상태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하러 갔는데.

하은이가 병원 링크를 보내왔는데,

평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병원 평점이 2.8이 나오지?

도대체 어떻게 하면 평점이 2.8에,

의사 평점이 3점이 안된다.

너무 이상하고 웃겨서 설마.... 하면서 웃었는데.

주소지로 갔는데,

병원 맞나? 검사를 위주로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좀....

난 분명히 예약을 하고 갔는데....

아무도 없다. 사람이 없다.

도대체 의사나 간호사는 어디에 있지?

10여분 혼자 앉아서 기다리다가....

화장실이나 가 볼까?

열쇠?

열쇠를 가지고 와서 열고 다시 갖다 놓으라고?

열쇠는 쉽게 찾았는데....

헐.....

이런 화장실을 뭐하러 잠가 놨을 까?

병원 화장실 맞아?

세상에.... 어이가 없다. 너무 심하네.

이러니 평점이 2.8 이지.

드디어 의사를 만나고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데,

간호사 할머니 진짜 무섭다.

말도 못 붙이게 무섭다.

그냥 조용히 눈치 보다가 엑스레이 찍고 다시 진료실로 왔는데.

다행히,

의사 선생님이 영어를 잘하시고,

간호사 아줌마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신다.

이 병원 진짜 좀 충격적이네.

의사 선생님은 친절한데, 다시 오고 싶지 않다.

무서워서.

특히나 엑스레이 촬영하는 곳 할머니 진짜 무섭다.

 

그리고,

오늘 새벽 가슴 촬영하러 갔다.

이젠 기침도 많이 좋아져서 간간히 하지만 그래도 예약을 했으니까.

5월에 기침이 시작되었는데 촬영을 8월 1일에 하게 되는 헝가리 의료 시스템이다.

어쩌겠나...

의료보험으로 돈 안 들이고 하려면 무조건 예약하고 기다려야 한다.

여긴 기억이 난다.

아주 오래전,

처음 검사를 받았던 병원이다.

오른쪽 가슴만 벌써 5번 수술을 했기에 이곳에서 한 번씩 

검사하고 촬영하던 곳.

......

그냥 문인데... 창문이 없다.

어쩌란 말인지....

기다리니 간호사가 나와서 7시 45분에 예약한 사람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방으로 들어오라 해서는 접수를 받는다.

그리고 밖에서 기다리면 내가 들어가야 하는 문 번호가 나올 거니까

그 문으로 들어가란다.

내 번호는 6번이라고 말을 해주는데,

분명 알아 들었는데.... 문? 무슨 문?

앉아 있으니 6번은 3번 문

이라고 화면에 나온다.

헷갈린다.

분명 3번 문이라고 했지?

좀 오래 화면에 나오면 좋으련만 금방 사라졌다.

긴가민가 하면서 3번 문으로 들어가니 그 안에 또 문이 있다.

가만히 기다리니 간호사가 나와서는 나보고 촬영할 거니까 옷 벗고 들어 오란다.

????

가운도 없는데...

헝가리니까 어쩌겠나.

그래도 촬영하시는 여자분이 엄청 친절하다.

기계도 많이 최신이다.

촬영 끝나고 밖에서 기다렸다.

다시 불러서 뭔가 말이 있겠지 하고.

그런데 아까 접수받던 분이 나를 보더니 집에 가란다.

???

다 끝났으니 집에 가도 된다고 다시 말한다.

그럼 결과는 메일로 보내 주나?

그래서 집에 왔다.

 

목소리도 안 나오고, 기침할 때마다 근육통으로 너무 힘들고,

밤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는데,

2달이 지나고 이제 살만한데 이제야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괜찮다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할게 분명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한 달 전에 예약을 했던 거니까 받아야지.

 

심한 건 몇 년 전 초음파 검사였다.

6개월이 밀렸다며 6개월 뒤에 연락을 준다고 했고,

잊고 있었는데 정말 어느 날 병원에서 연락이 왔었다.

초음파 검사할 거냐고.

그때 좀 바빠서 안 한다고 취소했던 적이 있다.

한 달이면 그럴 수도 있지 할 텐데..  6개월은 좀 심했다. 

어쩌겠나. 

돈 들여 개인 병원에 안 가고 의료보험으로 돈 안 내고 

검사받으려면 이렇게 기다려야 한다.

 

결과는 메일로 보내주겠지?

 

헝가리 개인 병원은 의료보험이 안되는데

시설은 정말 좋고, 의사도 친절하고, 

정말 좋다. 

무지 비싸다는 거. 돈만 있으면 한국과 비슷한 시설의 

병원에서 이렇게 안 기다리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나처럼 의료보험으로 돈 안 들이려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비타민 C 1000mg을 아침, 저녁

열심히 챙겨 먹는다.

아프면 나만 고생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