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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GARAGE SALE 한 울 아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10. 3.

날씨가 계속 비가 오고 추워서 걱정을 했었다.

그래도 울 아들 처음 하는 Garage sale 하는 날은 날씨가 좋아서 

어찌나 다행이던지.

사실 토요일로 정했는데 비가 와서 예배 가기 전 오전에 하기로 날을 

바꾼 것이긴 하다.

큰 누나가 안내판 써주고, 아들이 색칠하고.

울 아드님 맘에 드셨구만. 

아침 9시에 영업 시작하느라 정말 정신없었다.

아무리 바빠도 태산이 산책도 해야 하고.

결국 빵 한쪽 먹고 나왔는데.... 사람이 없네.

오가는 사람이 없다. 

옷은 그냥 가져가세요~~~ 하는 건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평일에는 그래도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째 주일 아침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첫 손님이 오셨다.

우리 앞 집 할머니의 손자가 이제 곧 돌이 되는 딸을 안고.

그리고 하겸이가 어렸을 때 재밌게 놀았던 기차 놀이를 사갔다.

2천 포린트에.

울 빈이가 재빨리 담아 주고,

울 아들은 멀뚱멀뚱.

애기 아빠가 헝가리말 어쩜 이리 잘 하느냐고 울 빈이 칭찬해주고.

아들아~~~~

울 아드님도 헝가리말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답니다.

아침 제대로 먹지도 못해서 빵에 뉴텔라 발라서 먹이고.

엉망인 집 안 청소하고 설거지 하는데 웃음 소리가 아주 맑다.

두 녀석은 손님이 오든 말든 상관없이 신나서 논다.

팔려고 내 놓은 장난감 가지고 어찌나 재밌게 노는지.

그 동안 관심도 없던 장난감이 팔려고 내 놓으니 또 관심이 가고

둘은 아주 신났다.

혹시나 손님이 오면 도와주려고 앉아 있는 누나는 공부하고.

뒤에 태산이는 졸고.

옆 집 두 공주님이 산책 나가면서 구경을 한다.

인형은 공짜라고 하니 하나씩 골라서 갔는데 나중에 

500포린트를 보내 왔다.

공짜라고 말씀 드렸지만 물건 내 놓고 앉아 있는 하겸이에게

주는 용돈인가 보다.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궁금한지 이것 저것 물어 보신다. 

오늘은 정말 지나가시는 분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뿐이네.

아니면 개 산책 시키러 나온 분들.

이사 오니 부엌이 인덕션이라서 가스렌지에서 사용하던 큰 냄비들을

그냥 가져가세요~~~ 했더니,

꼭 필요한 크기였다면서 가져가시면서 작은 장난감 하나를 사주셨다.

사실은 그것도 공짜 코너에 있던 건데 굳이 1,000포린트를 주셨다.

마트에 다녀오시던 할머니도 구경하시고는 

손주가 너무 커서 장난감이 이젠 필요가 없다 하시며 웃으신다.

옆집 베로니카 엄마가 장바구니 수레를 끌어서 집 까지 모셔다 드린다며 간다.

두 딸들이 밝고 참 예쁘다.

엄마가 어찌나 규칙을 정하고 정확하게 훈육을 하는지 가끔 볼 때면 

그저 놀랍다.

3년을 키운 캔디랑 호박이를 츄니네로 입양 보내기로 결정을 했다.

우리가 여행을 하거나 한국을 가게 된다면 이 둘이 제일 난감하기 때문에

거북이를 좋아한다는 츄니 아빠가 감사하다며 정말 기쁜 맘으로 데리고 갔다.

새 집으로 입양가는 두 녀석 깨끗이 목욕시켜서 보냈다.

하겸이는 매일 맘이 바뀌었었다.

어느 날은 안된다. 어느 날은 알았다.... 그렇게 맘이 계속 변하다가

드디어 결심을 하고 츄니네로 보내기로 동의 하고

가끔 캔디랑 호박이를 보러 츄니네로 놀러 가기로 했다.

거북이 데리러 온 츄니랑 또 어찌나 재밌게 노는지. 

아무래도 오늘은 이 정도에서 파장을 해야 하려나 보다.

3시간 동안 별로 손님이 없었다.

아이들이 오가는 시간에 해야 하는데. 

벌써 춥다. 

츄니 엄마가 방금 만들었다며 보내 온 만두다.

어찌나 맛있던지.

그냥 만두와는 달리 고소하면서 맛있었다.

언제 배우러 가야 겠다.

정말 맛있었고 배우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보냈다.

3시간 동안 벌은 수입이 3,500포린트다.

여기에 빈이 엄마가 하겸이 작아진 옷들을 그냥 공짜로 놨는데 

내년에 입힌다며 몇 개 가져가면서용돈이라면서 1,000포린트를 주셨다.

그러니까... 총 수입이 4,500포린트다.

사실 이렇게 벌은 돈은 내년에 스마트 폰 살 때 보태기로 했었다.

하겸이가 4학년이 되면 핸드 폰을 사주리고 약속을 했고,

하겸이 장난감도 다 정리해서 팔면 보태기로 했었다.

나머지 장난감들은 지하 주차장에 두었다가 한번씩 이렇게

날 좋은 날 팔기로 했다.

그리고 

어제 밤에 학교에서 메일이 왔다.

다음 주 부터 학교에서 노숙자와 고아원에 보낼 옷과 장난감, 음식들을

모은단다.

옷은 안 팔릴 것 같으니까 옷들 다 정리해서 거기로 보내고,

하겸이 장난감들도 물어보고 웬만한 건 다 고아원으로 보내야 겠다.

정리하고 나니 하겸이 방 안 쪽에 있는 비밀방이 넓어 졌다.

바로 그 날 부터 그 작은 공간에서 문 닫고 노는 녀석들.

이렇게 정리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