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부활절 장 구경을 다녀왔다.

3월 15일은 1848년 헝가리 혁명 기념일이다.

헝가리만 노니까 비엔나에 놀러 가자 했다.

큰 딸이 검색을 해 보더니 비엔나에 부활절 장이 마침 

오픈한다고 해서.... 겸사겸사 놀러 가자고 나섰다.

날도 좋고...

아직 유채꽃은 피지 않아 노란 들판은 못 봤지만

그래도 좋았다.

오스트리아 쪽에서 차선 하나만 열어 놓아서

줄이 길고 길었다.

헝가리 연휴인거 다 알면서....

이번 1848년 혁명 기념일은 헝가리가 합스브룩 왕가에 반기를 들면서

헝가리 독립을 요구한 혁명이다. 물론... 성공하지 못했지만.

우린 오래오래 기다려야 했다....

보통은 차선 두 개를 열어 놨었는데....

바람골에 설치한 바람개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은 느낌.

허허벌판에는 태양열 판들이 줄지어 끝없이 설치되어 있고.

우리 집 지붕에도 설치해야 하려나 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니...

부활절 장에 가기 전에 아웃렛에 들렀다.

며칠 전 생일이었던 큰 딸 생일 선물로 옷도 좀 사고,

울 아들 옷도 사고... 남편 바지랑 와이셔츠도 좀 사야 하고...

라이브 음악도 듣고.

전에는 이 놀이터에서 몇 시간이고 놀았었는데....

이젠 시시하단다. 울 아들이 커서...

그네만 조금 타더니 재미없다고...

비엔나 Freyungplatz  아래에 유료 주차장이 있어서 편하게 주차하고,

바로 위로 올라오니 부활절 장이 섰다.

토끼와 계란.. 계란.... 계란...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계란은 처음 봤다.

 

 

그림을 안 그린 계란 껍데기도 판다. 타조 알도.

예전 같으면 분명 사서 딸들이랑 집에서 그리고 했겠지만..

이젠 그려 놓은 계란도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안 샀다.

어디 장식할 의욕도 없고,

한 두 개 사서 걸어 논다고 표도 안 나고...

그래도 기분전환이 되고 좋았다.

계란들 하나하나 다 들여다보고 구경하고...

치즈도 먹어보고,

옆에서 우리 아들

"난 치즈 냄새가 안 좋아" ㅎㅎㅎ 

찹쌀 도넛은 아니지만 도넛도 먹고,

"엄마, 예수님 그림이야"

어???

정말 그렇구나....

이런... 이런....

큰 누나가 헤리포터, 이상한 동물 사전...이라는 말을 하는 바람에.

울 아들 걸음을 멈추고,

에휴....

30유로 주고 헤리 포터 마법막대기 하나 샀다.

울 아들 그저 신나서...

그래도 예전처럼 엄마 개구리로 만들지 않으니 땡큐.

비엔나에 계신 남편 지인께 연락드리고

번개로 만나고,

원래는 샤부샤부 식당인데 울 아들을 위해서 

탕수육이랑 짜장을 해주셔서 울 아들 맛나게 먹고,

장소 이동해서 커피까지 대접받고,

 

비엔나는 교민이 많기에 부다페스트와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다.

부다페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머물다 떠나고,

주재원이나 유학생으로 왔다가 사업한다고 머물다가도

어느 정도 지나면 떠나거나 떠날 준비들을 한다.

아이들 키우면 또 떠난다.

반면 비엔나는 대부분이 비엔나에 터 잡고 사신다.

그러다 보니 오래된 분들이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고 함께 늙어가고,

자녀들이 부모세대이어 사업을 하고, 그러다 사돈도 되고....

참 다르네....

 

이야기하다가 몇 가지 좋은 아이디어 얻고,

또 하나의 꿈을 담아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