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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울 아들 연극하는 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6. 27.

1년을 마무리하면서 작은 연극과 시낭송을 준비했다며 학부모를

초대한 날. 

선생님 선물 챙겨서(남편이 선물 받아 온 칠보 은수저 세트를 한국식으로

포장을 했다.)12시 30분에 학교로 갔다. 1시까지지만.

"하겸아, 선생님 어떻게 옷을 입고 오래?"

"아빠처럼 입고 오래."

"그럼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야 하는데?"

"넥타이는 싫어"

하는 아들.

검정 와이셔츠에 넥타이 챙겨 보내면서 꼭 꼭 입어야 한다고,

연극이니까 꼭 입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보냈기에 궁금했다.

1시에 교실로 들어가서 제일 앞에 앉았다.

아이들이 엄마 왔나 확인하느라 슬쩍슬쩍 교실 안을 확인하고,

칠판에는 연극에 필요한 무언가가 쓰여 있다.

드디어 우리 아들이다~~~~

동영상을 보더니 작은 누나가 대사도 잘하고 발음도 좋다 하고,

큰 누나는 노래 끝날 때 넘어지는 연기까지 했다며 

어찌나 신기해하는지.

울 아들 잘했어요.

항상 긴장하고 수줍어해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웅얼거리면 어쩌나

했는데. 

참 잘했어요. 아들.

지난주에 레몬트리 노래를 틀어서 들려준 울 아들

여기서 이렇게 부르는 거였구나.....

 

혼자서 옷 갈아입고 단추도 잘 못 끼고, 넥타이도 뒤집어지고,

다시 단정히 옷 입혀서 프랭크에게 선물을 드렸다.

1년 동안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울 아들 잘 가르쳐 주셔서.

학부모가 다 나가니 아이들이 교실 정리를 한다.

의젓하네. 아이들이.

9월이면 5학년이 되는 아이들.

울 아들 반은 27명이다.

그래도 4학년이니 괜찮았겠지만 그래도 선생님이 힘드셨겠다.

5학년에는 어떤 친구들이 같은 반이 되고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들을 가르치게 될까.

1년 동안 참 잘했어. 우리 아들.

재밌게 즐겁게 신나게 매일 학교에 간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