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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갑자기 생일 파티 초대 받은 아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6. 30.

수요일 오후에 울 아들 차에 타더니 하는 말.

엄마 씨마오가 생일 초대를 했어.

그래?

초대장을 보고 좀.... 이상.... 그래서 씨마오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금요일? 이번주 금요일?

문자를 보냈더니 맞단다.

이번 주 금요일 학교 끝나고 바로 오면 된다고.

레고 하나 사서 갔다. 씨마오 집으로.

이상하다.... 50B인데 .. 

50A만 있고 B가 안 보인다.

앞에 호수가 있는데, 아니 물이 흐르니 계곡이라고 해야 하나?

작은 물이 흐르는데 그 곳에서 낚시를 하는 아이들.

헝가리 학교는 이미 방학을 해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씨마오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작은 딸 유치원에서 픽업해 온 씨마오 엄마를 만나고.

그런데 소리는 들리는데 아이들이 없다.

씨마오 엄마가 "하겸이가 왔어" 소리에 아이들이

와아~~~ 소리를 내며 다 뛰어 내려와서는 하겸이를

끌어 안고 난리도 아니다.

다른 아이들은 수업 끝나자마자 2시에들 와서 놀고 있었다.

하겸이가 준비한 선물은 놀러 가려는 아이들때문에 

바로 씨마오 엄마에게 주고.

또 발을 모두 모아서 술레를 정하는 아이들.

그리고는 메뚜기떼처럼 순식간에 사라진 아이들.

사실은 바로 가려고 했는데 씨마오 엄마가 시원한 음료수 한잔

하고 가라 해서 그러자 했다.

그런데.....

밖에서 4째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왔다 갔다 하는 중국 남자를

"내가 소개했나? 내 남편이야" 한다.

지난 번 올림픽주에 학교에서 보긴 했지만 난 친구인줄 알았었다.

남편? 헐~~~~

첫째 딸이 14살이고, 씨마오가 10살이고, 그 밑에 셋째 딸이 4살인데.

지금 돌이 지난 곧 2살이 되는 아들이 중국 남편하고 사이에서 난 

아들이면 도대체 언제 이혼하고 재혼한거지?

3년전에 씨마오 집에 초대받아 놀러 갔을 때는 포르투갈 남편이 있었다.

분명 그때는 이혼전이었다.

그럼 3년 사이에 이혼하고 중국 남편을 만나 4째 아들을 낳은 것이다.

그런데 셋째 딸이 자꾸만 나에게 와서 안긴다.

너무나 귀엽고 예쁜 공주님이 어린 나이에 동생이 생기고 아빠는 멀리

떠나고  힘들었나 보다.

자꾸 가슴이 시려온다.

오빠 씨마오가 젤리 하나 달라하며 젤리를 뺏으려

하니 악을 쓰고 운다. 

중국 남편은 자기 아들과 함께 놀아주고 계속 유모차를 태워 돌고,

밖에서만 돌고 집 안으로 들어오지를 않는다.

"둘이 어디서 만났어?"

물으니

"음악학교에서 "

그럼 씨마오도 제네이쉬꼴라에 다녔었나?

"남편에게는 딸이 하나 있어. 씨마오랑 동갑인."

아.....

그럼 딸은 중국남편의 아내가 키우나 보다.

참 복잡하다....

 

공원에서 놀던 아이들이 목이 말라 왔는데 땀에... 먼지에...

아주.... 옛 어른들 표현을 빌리자면 

까마귀가 친구하자 하겠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데

프랑스어로 부르고,

헝가리어로 부르더니,

영어로 부른다.

그러더니 갑자기 포르투갈어로 부르는 씨마오 남매.

그리고는 멕시코어로(스페인어)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씨마오 아빠랑 화상통화를 한다.

아이들은 겉으로는 괜찮아 보인다.

좋은 세상이라 화상통화로 아빠랑 통화하고...

그런데 중국 새아빠는 손님 같아 보였다.

아이들과는 영어로 대화를 하고 주변을 맴돈다.

그럴것이 아이들은 자기 아빠가 따로 있고, 

저 분은 엄마의 남편일 뿐이니까...

근데 왜 남의 사생활에 내가 심란해지는 지 모르겠다.

셋째 공주님이 자꾸만 맘에 걸린다.....

처음 보는 나한테 안기는 작은 아이가.

3년전에는 아기여서 기어다녔고, 엄마 품에 안겨있었는데.

벌써 2살이 되어가는 동생을 둔 누나가 되어 엄마 품을 

빼앗겨서 슬픈가 보다.